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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5안타' WBC 대표팀 호주 평가전 8-3 완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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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서건창, 요코하마전 대비하는 매서운

[포토]서건창, 요코하마전 대비하는 매서운

5타수 5안타.


그가 배트를 휘두르면 모두 안타가 됐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 2루수 서건창(28·넥센)이 주인공. 서건창은 2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5타수 5안타·2타점·1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맹활약 덕분에 한국은 호주를 8-3으로 꺾었다. 한국은 WBC 1라운드가 열리는 고척돔에서 치른 3차례 평가전(쿠바 2경기, 호주 1경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서건창은 상체를 잔뜩 움추리는 특유의 타격 폼으로 공을 귀신 같이 맞혔다. 힘을 빼고 정확한 타이밍에 밀어친 타구는 모두 왼쪽으로 날아갔다. 1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유격수 앞으로 느린 타구를 날렸다. 내야 땅볼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서건창은 1루를 향해 쏜살같이 내달렸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이 내야안타는 이날 서건창이 선보인 안타쇼의 서막에 불과했다.

3회 무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그는 이번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를 날렸다. 1루주자 이용규(한화)가 빠른 발로 홈까지 쇄도해 득점에 성공했다. 4회 2사 2루에선 깨끗한 좌전안타로 타점을 추가했다. 6회와 8회에도 정교한 타격으로 안타를 추가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넥센 선수는 서건창과 김하성(22), 둘 뿐이다. 대표팀의 막내 김하성은 주로 대주자, 대타 역할을 담당한다. 서건창은 한화 내야수 정근우가 무릎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주전 2루수로 나서게 됐다. 홈그라운드에서 1라운드를 치르는 건 서건창과 대표팀 모두에게 큰 잇점이다. 서건창은 "(홈에서 대회가 열려)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서건창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8년 광주일고를 졸업한 서건창은 프로팀의 지명을 받지 못해 방황을 하기도 했다.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던 그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2008년 육성선수(연습생)로 LG에 입단했다. 그러나 작은 체구에다 이렇다할 장점이 없는 탓에 1년 만에 방출됐다.

결국 현역병으로 입대한 뒤 병역의 의무를 마친 그는 2012년 넥센에서 육성선수로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파워를 늘리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단단한 몸을 만들었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에 맞는 타격 폼을 연구했다. 그 덕분에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에 이어 2014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를 돌파(201개)하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지난해엔 타율 0.325, 안타 182개를 기록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5차례 평가전에서 다양한 1·2번 타자 조합을 시험했다. 단기전에서는 선구안과 정확한 타격을 두루 갖춘 테이블세터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능성을 놓고 테스트를 한 것이다. 이날 2번타자로 나선 서건창은 김 감독의 기대대로 톱타자 이용규와 함께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제 몫을 다해냈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잠수함 투수 우규민(삼성)은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제 몫을 다해냈다. 장원준(두산)·양현종(KIA)에 이어 대표팀의 3선발로 낙점된 우규민은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안정된 제구력으로 안타를 2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1라운드 한계 투구수인 65개를 정확히 던지며 4이닝을 막아낸 것도 돋보였다. 1회와 2회 오른손 타자와의 승부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투구수가 많았지만(42개), 3회(14개)와 4회(9개)에는 타자와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효율적으로 경기 운영을 펼쳤다. 반면 우규민과 3선발 자리를 놓고 다퉜던 오른손 정통파 투수 이대은은 8회 등판해 홈런 1개를 허용하는 등 1이닝 동안 2실점으로 부진했다.

대표팀은 2일(국군체육부대)과 4일(경찰야구단) 두 차례 시범 경기를 통해 마지막으로 전력을 점검한 뒤 오는 6일 이스라엘과 1차전을 벌인다. JTBC가 1라운드 전 경기를 단독 생중계 한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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