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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도 좋은 작품·아이디어 있어야 후원 받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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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미국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기업협력디렉터 유니스 리.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 '비아 살롱'에서 휘트니 뮤지엄 이전, 일명 '뉴 휘트니'프로젝트와 다양한 기업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미국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기업협력디렉터 유니스 리.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 '비아 살롱'에서 휘트니 뮤지엄 이전, 일명 '뉴 휘트니'프로젝트와 다양한 기업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미술관에 오지 않는 사람도 쇼핑은 하러 가지요.”

뉴욕 휘트니 뮤지엄 디렉터 유니스 리 #쇼핑백에 그림 인쇄, 버스 광고 유치 #서울 예술경영 세미나서 사례 발표

미국 뉴욕 휘트니 뮤지엄의 기업협력 디렉터 유니스 리(35·사진)는 블루밍데일 백화점 쇼핑백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미술관이 소장한 여러 명화가 인쇄된 쇼핑백이다. 이를 비롯, 그는 지난주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 ‘비아 살롱’에서 2년 전 휘트니 뮤지엄 이전 개관을 알리기 위해 여러 기업과 진행한 다양한 협력사례를 소개했다.

휘트니 뮤지엄의 이전 개관은 수 천 억원의 비용이 드는 대규모 사업인데다, 기존 어퍼 이스트 사이드 지역의 명소였던 이 미술관이 분위기가 전혀 다른 미트패킹 지역으로 이사하는 도전적 사업이었다. 헌데 이전 계획에 대한 기존 관람객의 인지도는 60% 남짓에 불과했다. 휘트니 뮤지엄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부터 적극 이용, 미술관의 요모조모에 대한 독점적 정보를 제공했다. 또 전체 소장품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등 전시가 없는 기간에도 화제를 이어갔다.

미국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기업협력디렉터 유니스 리.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 '비아 살롱'에서 휘트니 뮤지엄 이전, 일명 '뉴 휘트니'프로젝트와 다양한 기업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미국 뉴욕의 휘트니 뮤지엄 기업협력디렉터 유니스 리.예술경영지원센터 주최로 열린 세미나 '비아 살롱'에서 휘트니 뮤지엄 이전, 일명 '뉴 휘트니'프로젝트와 다양한 기업협력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후원 기업과 협력도 다채롭게 진행했다. 금융기업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술관 이전을 예고하는 버스 광고를 후원했다. 패션 브랜드 막스 마라는 ‘휘트니 백’을 만들었다.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새 미술관 건물에서 모티브를 얻은 핸드백이다.

유니스 리는 기업후원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미술관의 콘텐트, 즉 좋은 전시와 소장품”을 꼽았다. 구체적 협력 과정에서는 “창의력, 집요함, 그리고 운이 필요하다”고 했다. 기업마다 다른 창의적 방식의 협업, “20곳에 제안해 20곳에 거절당해도 계속하는” 끈기를 강조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미술관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제안은 거절하기도 한다”고 했다.

“미국도 어려워요. 10년 전쯤이라면 벽에 기업 로고만 걸어도 기분 좋아들 했죠. 지금은 아니에요. 비즈니스에 공짜는 없어요.”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미술사 등을 전공, LACMA(LA카운티뮤지엄)를 거쳐 4년 전부터 휘트니에서 일하고 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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