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비용, 국내 '급증' 외국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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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의 임금인상률이 매년 생산성 증가율을 앞지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금을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단위노동비용의 증가율이 199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일본.대만 등 수출경쟁국가의 단위노동비용은 오히려 떨어져 한국 제품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훈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11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매월 노동동향'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난해 명목임금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6%에 달했으나 생산성 증가율은 5.9%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단위노동비용도 5.9% 증가했다는 것이다.

제조업의 경우 미국.일본.대만의 단위노동비용은 자국 통화를 기준으로 지난해에 각각 1.3%, 4.5%, 8.8% 감소했다.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할 때도 단위노동비용은 한국이 9.3% 증가한 반면 미국(-1.3%), 일본(-7.4%), 대만(-7.9%)은 모두 줄었다.

李교수는 "근로자들이 임금인상 압력을 계속할 경우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더 힘들어져 실업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위노동비용은 각국 상품의 국제경쟁력을 비교할 때 노동생산성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노동비용이나 임금보다 효율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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