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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전경련, 허창수 회장 연임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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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국경제인연합이 결국 새 회장을 구하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사퇴하기로 했던 허창수(GS회장) 회장이 연임하기로 했다. 전경련 회장단은 2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제56회 정기총회를 열고 허 회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 전경련 회장 임기는 2년인데, 이번이 4번째 연임이다. 

전경련은 미르재단ㆍ K스포츠에 수백억원대 모금에 연루되면서 삼성·현대차·SK·LG그룹이 탈퇴하는 등 존폐 기로에 섰다. 이에 전경련 회장단과 재계 원로들은 변화를 모색할 새 회장을 선임하려 했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허 회장은 연임사에서 “전경련이 여러 가지로 회원 여러분과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환골탈태해 완전히 새로운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 전경련은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기능 강화 등 3대 혁신방향을 제시했다. 이 작업은 곧 구성될 혁신위원회가 주도한다. 허 회장과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이 주축이 되는 조직이다. 여기에 객관적이고 중립적 시각을 제시할 각계 전문가를 초빙할 예정이다. 

신임 전경련 상근 부회장엔 권태신(68) 한국경제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지난 3년간 한경연을 이끌어온 권 부회장은 정통 관료 출신(행정고시 19회)의 국제금융전문가다. 권 부회장은 당분간 한경연 원장도 겸임한다. 

권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다음주엔 혁신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다음달엔 혁신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회·정치적 사태가 전경련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전경련이 기업을 위해 꼭 필요한 조직으로 거듭나면 (탈퇴한) 4대 그룹도 언젠가는 재가입을 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다. 당장은 4대 그룹 탈퇴로 생긴 예산 공백이 가장 큰 문제다. 대규모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권 부회장은 이에 대해 “(모금으로 문제가 된) 사회본부를 없애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고 사업도 재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후보 없어 현 회장이 4번째 연임 #신임 부회장엔 권태신 한경연 원장 #혁신위 구성, 3월 중 쇄신안 발표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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