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北 '돈줄 죄기' 더욱 강화…추가 대북재제 단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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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정부가 현지시간 22일 대북 추가제재를 단행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9개월 만의 일로, 금융뿐 아니라 무역, 운송, 교육 등 4개 분야에 걸친 제재를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北 유학생, 재료공학이나 전기, 기계공학 등 배울 수 없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추가 제재에 따라 스위스 내 북한 외교공관과 공관원의 스위스 은행 계좌는 1개씩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계좌는 모두 폐쇄된다. 또, 스위스 은행은 북한에 지점이나 자회사, 사무소 등을 열 수 없으며 영업활동도 할 수 없다. 현재 존재하는 북한 내 스위스 은행 계좌도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외교·유엔 활동 용도 외에는 모두 폐쇄된다. 북한 내 스위스 은행 지점과 사무소, 은행 계좌에 대한 폐쇄는 오는 3월 31일까지 지속된다.

사진 속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손목시계는 2억원을 호가하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 노동신문]

사진 속 김정일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손목시계는 2억원을 호가하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사진 노동신문]

또한, 북한이 소유 또는 임대 중인 부동산도 외교활동에만 사용되어야 한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인 조형물의 수입이 금지되고 헬리콥터와 선박의 대북 수출도 금지된다. 또, 북한산 동, 니켈, 은, 아연 등 광물도 수입 금지 품목에 추가됐다. 또, 북한이 소유 중이거나 통제 또는 운영 중인 선박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목적 외에는 보험과 재보험 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

시계 등 명품으로 유명한 스위스는 사치품 등도 추가로 대북수출 금지 품목에 추가시켰다. 앞서 스위스는 고급 시계, 스노모빌 등 스키 제품과 골프, 볼링 등 스포츠용품에 걸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선호 사치품'들을 대거 대북수출 금지 리스트에 올린 바 있다.

교육 분야에 대한 제재도 이뤄졌다. 북한 학생들은 더 이상 스위스 내 고등 교육기관에서 재료공학이나 전기, 기계공학 등을 공부할 수 없다. 해당 전공들의 경우, 단순 과학기술 발전뿐 아니라 무기 개발에도 관련된 분야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과 의학분야를 제외한 모든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북한의 고위층 자녀나 김일성대 출신의 북한 엘리트 등이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것은 더 이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도 청년시절 스위스에서 유학을 한 바 있다.

스위스는 지난해 5월에도 '포괄적 대북 독자제재안'을 단행하며 스위스 내 모든 북한 관련 자산을 동결하고 금융 서비스도 금지해왔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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