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는)무능한 대통령"…"하지만 탄핵할 만한 사안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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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경남지사는 2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무능한 대통령”이라면서도 탄핵 인용 가능성에 대해선 “위헌이나 위법해서 탄핵을 할 만한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이날 부산의 한 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절차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홍 지사는 “형사 재판보다 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는게 탄핵 절차”라며 “이번에는 열 몇 가지 사유에 대해 (박 대통령이) 모두 부인했는데 그러면 엄격한 증명 절차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증인을 취소하고 진술 증거 서류로만 하겠다고 하는데 그건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세월호 7시간’을 생명권 침해라고 하는데 그러면 과거 서해 페리호 사건과 대구 지하철 화재사건, 구포 열차 사건도 생명권 침해로 대통령에게 탄핵을 물어본 적이 있냐”며 “억지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 심판에 대한 국민 여론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선 “국가에 명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어떻게 여론조사로 결론 내느냐”며 “여론이란 감정이 격해 있을 땐 어떤 대답도 할 수 없다. 절차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어떤 결과도 수용할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이미 대답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후보가 더 적합하면 지지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나는 반기문은 아닙니다(웃음). 내가 한국 정치인 중에서 내공이 낫다고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박지원 정도는 모르겠는데. 그 정도 내공이 있는 사람입니다. 확신이 있을 때 출마하겠다고 얘기했다”며 출마의향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큰 선거를 하려면 참모가 있어야 된다”며 “도와줄 사람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선 “난 지지율 신경 쓰고 선거한 적 없다”며 “지금 한국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10%가 안 되고 응답하는 사람은 광적인 지지계층이다. 야당만 60~70% 지지율이 나오는 이유”라고 일축했다.

홍 지사는 개헌에 대해서는 “87년 체제를 종식시키는 것은 당위성은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력 주자가 반대하는 개헌은 절대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 국회 3분의 2(의결 정족수)를 통과할 수 있겠나. 현실성 없는데 몰두하는 건 대선에 자신 없는 세력의 몸부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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