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업그레이드로 HP 서버「속도 추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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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유닉스 서버가 속도 테스트에서 라이벌인 HP를 제쳤다. 하지만 HP측은 올해 3월말경 다시 선두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M 32비트 프로세서 p690 '레가타' 서버의 메모리를 256GB에서 512GB로 두 배 늘려 분당 40만 3000건이였던 초당 트랜젝션 속도를 42만 8000건으로 향상시켰다. 이 시스템의 가격은 760만 달러인 반면, HP 시스템은 660만 달러다.

TPC(Transaction Performance Council)에서 주관한 이번 테스트는 재고점검이나 주문, 전자지불기록 등 시뮬레이션된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트랜젝션 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현재 최고 자리는 후지쯔의 128 프로세서 시스템으로 범용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지만, HP와 IBM은 오라클 9i를 사용했다.

서버는 무정지로 운영되는 강력한 네트워크 기반 컴퓨터을 일컫는 말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2002년 3분기 서버 시장 규모는 약 108억 달러로 수익성이 다소 높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분야의 선두업체는 IBM과 썬, HP, 델 컴퓨터 등이며 현재 경제불황과 인터넷 관련 투자액 감소로 2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제까지의 TPC-C 테스트에서는 유닉스 서버가 강세를 보여왔으나, 최근 몇 달간 인텔 프로세서와 MS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제품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32 인텔 아이테니엄 프로세서를 탑재한 NEC 시스템은 전체 6위를 기록했으며, 32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장착한 유니시스 제품은 7위에 올랐다.

HP는 IBM의 TPC-C 테스트 결과에 대해 '저급한 성능 튜닝'이라고 평하면서 3월까지 자사의 수퍼돔 서버가 100만 이상의 점수를 추가해 IBM 장비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썬은 TPC-C 테스트 참여를 거부했다. 이유는 테스트가 서버의 진정한 성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썬의 CCO인 쉐인 칸은 "10년 넘게 TCP-C에서 측정하고 있는 부하량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썬은 오라클과 피플소프트, JD 에드워즈, 매뉴지스틱스 등의 기업에서 발표한 소프트웨어 벤치마크 결과를 더 신뢰하고 있다. 칸은 이런 애플리케이션 벤치마크에 대해 "고객 요구를 더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썬에서 출시한 시스템은 대체로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썬이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철수한 것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일루미나타의 애널리스트인 고든 해프는 "TCP-C에서 썬 장비들은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선두를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까지 썬이 TPC-C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것을 고려하면 참여할 입장을 재고할 가능성은 적을 것 같다. 이에 대해 고든 해프는 "TCP-C가 의미를 상실했다고 떠들고 다녔기 때문에 입장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프는 썬이 TPC-C에 대해 제시한 트랜젝션 속도 테스트에 대한 운영률이 너무 적다는 것이 불만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면, TCP-C 테스트는 차변 명령 하나와 대변 명령 하나를 대응시키는 식이지만 현재 실무에서 사용되는 시스템에서는 단일 트랜젝션에 대해 수 천개의 명령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칸은 트랜젝션이 작으면 고속 캐시 메모리에 저장될 수 있기 때문에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높은 결과치를 얻을 수 있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저속 메인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에서 정보를 추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당연히 IBM은 TPC-C를 신뢰한다는 입장이다.

IBM 유닉스 서버 성능 부문 매니저인 캐롤 고트리브는 "벤치마크 결과는 고객이 시스템을 도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지표"라며, "TPC-C 벤치마크는 프로세싱 아키텍처와 전체 속도, 메모리, 저장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 엔진 등의 성능을 폭넓게 측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IDC는 TPC-C 결과를 과신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IDC측은 TCP-C가 '가장 유명하며 자주 사용되는 서버 성능 측정 테스트'라며, TPC-C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방식은 테스트를 받는 업체의 입장에서는 수용할 수 있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정확한 결과치를 반영할 수 없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IDC는 TPC-C 트랜젝션 속도 테스트가 실무에 적용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다는 썬의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IDC는 한 보고서를 통해 '진정한 벤치마크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TPC나 SPEP같은 산업 표준 벤치마크 결과와 동시에, 오라클과 반, 피플소프트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벤치마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료제공 : ZDNet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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