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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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열전 끝에 22일 폐막된 제7회 전국장애자체육대회에 삼육재활원 농구팀 감독으로 출전한 이성근(이성근 26)씨.
휘문고를 거쳐 연세대 선주로 발군의 기량을 보이다 연습경기중 충돌로 하반신 완전마비라는 척추부상을 당한 것은 82년10월.
그는 이뒤로 운동을 포기해야한다는 절망감에 몇차례 죽음까지 생각했으나 친구들의 도움으로 학업을 계속, 휠체어를 탄채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운동에 대한 그의 집념은 1년후 삼육재활원 농구팀 감독을 맡으면서 다시 살아났다. 그를 치료해준 의사 (고려대 오정희 박사)의 권고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마침내 지난달30일 이감독이 첫 출전한 제1회 휠체어 장애자 농구대회에서 삼육재활원팀은 홀트재활원등 참가 3개팀을 모두 꺾고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두눈이 실명이 된 전직 국교 여교사가 이번 대회 육상경기에 출전, 재활의지를 불태웠다.
가현순(가현순· 24)씨는 지난23일, 육상4백m에서 최하위인 4위로 골인했으나 『완주했다는 것이 더없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가씨는 지난84년 춘천교대를 졸업한뒤 지난해4월 강원도 정선군 임계국민학교에서 교사로 재직중 뇌종양에 걸려 수술을 받고 두눈이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녀는 지난4월부터 뒤늦게 시각장애자복지회에서 재활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장애를 스스로 인정한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입니다. 이번에 출전한 것도 장애자로서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생각에서지요.』 그녀는 이번 대회 출전에 대비, 연습중 수십차례 넘어지는 바람에 무릎이 벌겋게 까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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