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에 작전권 이양 협의 용의"|클라크 미국무성 아태담당 부차관보 의회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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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한남규특파원】미국정부는 한국군에 대한 주한미군의 작전권 이양문제를 협의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윌리엄·클라크」 미국무성 동아시아·태평양담당부차관보는 17일 미의회 증언에서 한국방위문제와 관련, 『이 문제는 진전과정에 있다』고 말하고 『우리의 입장은 이 문제를 논의, 지휘 체계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크」부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무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의 한국 최근 상황에 관한 청문회에 출석, 이같이 말하고 양국 간 작전지휘체계에 관해 협의가 있어 왔음을 밝히고 조심스럽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클라크」부차관보는 또「솔라즈」위원장이 한국군의 문민화 지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국 군부로부터 개입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클라크」부차관보는 『한국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탄생되는 역사적인 순간에 놓여 있으며 그것의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아픔이 요구된다』면서 『대화와 타협이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다음은 17일 미하원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에서 있은 「클라크」부차관보의 답변을 간추린 것이다.

<◇한국정치· 사회상황>
▲총평=우리는 한국국민이 민주화에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국회의원선거법·선거일등 남아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
한국국민들은 내년 2월 평화적 정권교체를 확실히 하기 위해 대화를 통한 민주화과정을 지지하고 있다. 한국의 새로운 사회와 국제 지향적 통상시대에 소달구지가 적절치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현 한국정치에 통상적인 대응조치는 통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6월 한국국민들의 생각이었다. 이와 같은 강력한 생각들이 노태우 선언을 있게 자극한 것이다.
▲노사문제=분규가 가라앉고 있다. 노사분규는 정부개입 없이 해결해야 한다는 정부와 야당의 합의가 있었다. 한국정부는 폭력과 파괴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개입하지 않았다.
▲인권문제=어느정도 개선이 있었지만 정치범 석방문제는 모두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전망=한국 국민들은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민주적인 정치와 협상을 통한 노사관계를 시작하고 있다. 그들은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능력을 계속 과시해 오고 있다. 우리는 상황을 계속 예의 주시할 것이다. 폭력은 금물이다. 문민화가 필요하다. 그 과정을 지지할 것이다. 특정후보나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니다.

<◇질문· 답변>
-「솔라즈」=군이 민주화과정을 무산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문민화를 강조하고 군이 민주화과정을 지지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미국 정부가 한 일에 대한 지지도 있지만 한국 내정에 간여한다는 비난도 있는 게 문제다. 필요치 않다고 본다.
-김영삼씨나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되면 군 지도자들에 대한 응징이 있을 것인가.
▲그들이 보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씨 중 미국에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 있는가.
▲우리의 입장은 한국국민이 공정한 선거를 통해 누구를 선출하든 우리는 그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다.
-후보에 따라 대미기본정책 변화가 예상되는가.
▲후보마다 통일정책·미군기지·작전권에 대해 약간씩 견해가 다를 수 있다. 차이는 다소 있어도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학생데모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성을 부여하는가.
▲그들은 정부가 물러날 것을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소수 그룹이며 따라서 데모도 소규모다. 정치 과정이 민주화 쪽으로 계속되면 그들은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노동쟁의가 확대되겠는가.
▲노조측이 조직화에 차질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요구는 경제적인 것들이다. 다른 세력이 다른 방향으로 그들을 몰아가려 했을 때 응하지 않은 것 등이 고무적이다.
-현재 한국언론은 완전히 자유스러운가.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완전히」라는 말의 개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어느 매체는 정부재정의 뒷밤침을 받고 있고 정부쪽 견해를 대변하지만 그것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김대중씨가 당선되면 군이 어떻게 할 것이라고 보는가.
▲여러 정보를 종합할 때 한국군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분위기 속에 있다.
-한국군에 대한 작전권 이양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작전지휘체계에 관한 토론이 양국간에 있었다. 조심스럽게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으며 토론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
한국방위문제와 관련, 우리는 진전의 과정에 놓여있다. 우리의 입장은 이 문제를 논의, 지휘체계를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관해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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