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BS-2TV 새 주말연슥극 『타인』|「갈등」내용 장황…공감못끌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KBS제2TV의 새주말극『타인』(이금림극본·이종수연출)은 TV드라머의 주류인 멜러물임에 틀림없지만 다소 색다른 일면도 엿보인다.
장미희의 6년만의 TV출연이라는 점과 함께 70년대 그녀와 명콤비를 이루었던 한진희, 그리고 현재 KBS의 간판스타라고 할수 있는 김미숙이 6개월만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머는 일단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내용은 역시 멜러물답게 남녀의 3각관계를 바탕으로 갈등이 심한 가정문제, 남녀의 미묘한심리등이 얽혀있다.
종래의 멜러물이 주로20대의 싱싱한 풋사랑을 다루어온 청춘드라머였다면 이 작품은 가정을 가진 30대의 사람얘기다. 그러나 방영 2주째를 넘긴 현재 『타인』은 방영전화제이상의 무엇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머의 기본 구성요소가 「갈등의 얽힘과 풀림」인만큼 전체 줄거리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현재까지 갈등의 얽힘은 선명하게 부각돼있다. 김흥기-장미희커플과 한진희-김미숙커플. 이 두 부부들은 모두 애정의 결핌을 앓고 있다. 아내에 대한 열등감으로 방황하는 임기호(금흥기분), 부임의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 속에서 고독해하는 서준구(한진희분).
또 그들의 아내인 오영주(장미희분)와 안혜련(김미숙분)은 의사와 환자의 관계지만 의사인영주는 혜련의 남편 준구와 과거의 연인관계뿐만아니라 혜련은 시어머니·시누이와 사이가 불편하고 그 가정의 갈등으로부터 벗어나 남편의 사람을 되찾기 위해 시험관아기까지 가지려한다. 그 가운데 준구와 영주는 다시 재회하고…. 현재까지의 씨즐과 날줄로 엉킨등장인물들의 관계다.
그러나 이복잡한 관계를 드라머 전개를 위한 필연적인 갈등으로 유도해내려는 탓인지 인물들이 개성없이 줄거리에 끌려다닌다. 초반부터 갈등의 얽힘이 무겁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복잡한 「갈등의 얽힘」이 어떤 반전을 통해 개연성 있는 줄거리를 만들어내 공감을 유도하느냐가 『타인』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문제인것이다.<박해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