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 브랜드 'Red' 띄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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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록 그룹 U2의 리드싱어 보노(왼쪽)가 2002년 5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웨토에서 에이즈에 걸린 11개월짜리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보노는 아프리카의 빈곤과 에이즈 퇴치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소웨토 AP=연합뉴스]

보노가 26일 기자회견에서 아멕스카드 레드를 보여주고 있다. [다보스 AP=연합뉴스]

3월부터 '레드(Red)' 아멕스카드를 선두로 레드 로고가 새겨진 엠포리오 아르마니 선글라스, 빈티지 스타일의 레드 갭 티셔츠 등 다양한 '레드' 브랜드 제품이 출시된다. 그리고 이 제품을 쓰면 아프리카를 돕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분류될 수 있다. 레드 브랜드에서 생기는 수익은 아프리카 긴급 구호자금으로 지원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의 세계적 록그룹 U2의 리드싱어 보노(46)가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유명 브랜드에 자선을 얹은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외신은 보노가 26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의류회사 갭, 신용카드회사 아멕스, 운동화 제조사 컨버스(이상 미국)와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가 동참키로 했다. 참여업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보노는 에이즈 퇴치가 인류의 화급한 과제라 보고 긴급 상황을 뜻하는 색깔인 레드를 브랜드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레드는 21세기형 사업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4개 회사의 레드 브랜드 수익금 중 일부는 2002년 설립된 국제구호기금 '글로벌 펀드'에 전달돼 아프리카의 에이즈 예방 활동 등에 쓰인다.

보노는 지난해 다보스포럼 공동 의장을 맡아 아프리카의 기아.빈곤 추방을 역설하는 등 세계적인 사회운동가로서의 행보를 넓혀 왔다. 이런 공로로 빌 게이츠 부부와 함께 지난해 말 미국 시사잡지 타임의 '2005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유명세와 레드의 독특한 마케팅이 자선 문화가 깊숙이 뿌리내린 선진국 사회를 파고들 경우 이 프로젝트는 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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