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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구제역 연천 농장주, 작년 9월 베트남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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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구제역 확진 농가가 14일 전국 9곳으로 늘어났다. 이날 충북 보은의 한 농장. [프리랜서 김성태]

구제역 확진 농가가 14일 전국 9곳으로 늘어났다. 이날 충북 보은의 한 농장.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8일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 젖소 농가의 농장주 K씨가 지난해 9월 나흘간 베트남 호찌민으로 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농가에서는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의 O형과 달리 국내에서 7년 만에 A형 구제역이 발생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발생한 A형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K씨 방문 당시 베트남에서는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병한 상태였다.

연천, 베트남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
잠복기 6개월 분변 묻어왔을 수도
충북 보은 농장 3곳 추가로 확진

이에 따라 이 농장주가 베트남 방문 때 구제역 바이러스에 노출되면서 연천에서 구제역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는 2주 정도지만 분변의 경우 최장 6개월까지 구제역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다는 학계 보고가 있기 때문이다. 신발 바닥에 분변이 포함된 흙이 묻을 수도 있어 일말의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농가의 경우 외딴곳에 있고 외국인 노동자도 고용하지 않는 등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경로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북한과 가까운 최북단 지역이란 점에서 북한 지역에서 공기와 야생동물 등으로 인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14일 경기도 구제역·AI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K씨와 동행한 다른 젖소 농가 26곳에 대한 예찰과 임상조사를 벌였지만 현재까지 이상 증세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여행을 다녀온 시기가 5개월 전이어서 농장주의 베트남 방문이 구제역 발병의 원인인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만일의 가능성에 대비해 해당 농가의 젖소에 대한 채혈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관광 목적으로 베트남을 다녀왔다”며 “ 귀국한 뒤 가축전염병 발생국 방문 때 거쳐야 하는 공항에서의 소독과 교육을 모두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농장주의 베트남 여행을 구제역 발생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구제역 바이러스 잠복기는 최대로 잡아도 2주”라며 “이 기간 이상 바이러스를 살아있게 하려면 영하 40도 이하 온도에서 냉동 보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베트남 축산 농가가 아닌 일반 관광을, 그것도 5개월 전에 다녀온 농장주가 바이러스 전염원이 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날 충북 보은에서는 구제역 확진농장 3곳이 추가됐다. 지난 5일 첫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확진농가는 보은 7곳, 전국적으론 9곳으로 늘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첫 구제역 발생 농장과 770m 떨어진 마로면 송현리 한우농장과 1.7~1.8㎞ 떨어진 한우농장 2곳을 예찰하는 과정에서 침 흘림 증상을 보인 소 8마리가 구제역으로 확진됐다. 최초 발생 농가를 비롯한 보은군 마로·탄부면 구제역 발생 농가는 충북도가 설정한 반경 3㎞ 방역대 안에 있다.

연천·보은 =전익진·최종권 기자, 조현숙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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