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 일전의 새 출발|성장잠재력에 다시 불붙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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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두달동안 그토록 떠들썩했던 노사분규가 이제 큰 고비는 넘긴것 같다. 일시적 소강상태인지, 본격적 진정 국면인지 아직은 확실치 않지만 일단은 수습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다행스럽다.
성급한 예단은 금물이지만 그동안 겪었던것과 같은 극한상황의 노사분규는 앞으로 재발하지 않아야할 것이다.
전국적으로 거의 전종업원에 걸쳐 다양하게 전개된 노사분규는 사실 내연하고 있던 쟁점을 전부 노출시켰다. 노사 어느쪽도 쟁점을 충분히 이해하여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마당이고, 분규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던가를 모두가 갈 알게된 만큼 불법적이고 무질서하고 극단적인 분규는 없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해진다.
우리는 노사분규라는 쓰라린 경험을 헛되이 할수는 없다. 오히려 노사분규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분규사태로 인해 잃은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내야 한다.
어차피 「한번은 치러야할 홍역」이라면 이제 뒷마무리를 잘함으로써 확산될지 모를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줄이고 노사분규의 긍정적 측면을 최대한 활용토록 해야한다. 그동안의 소용돌이 속에 실한 것을 아쉬워만하고 있을때가 아니고 그렇게 한가롭지도 않다. 사실 따지고 보면 노사분규의 열기를 응집하여 선용하게되면 그 자체가 활력이 된다.
이제 그동안 유보되어왔던 노사관계도 새로운 차원에서 재정립되었고, 근로자들의 권익이 신장된 만큼 우리 경제도 그만큼 성숙해지게 되었다. 지난날 근로자들과 기업수측에 가로놓였던 불신의 벽도 어느정도 극복되었으니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노사 공존공영 체제를 더욱 굳혀 경제의 생산품을 그만큼 높이도록 해야한다. 비온뒤 땅굳듯이 우리가 지난 경험에서 훌륭한 교훈을 얻어야 되는 것이다.
이제 누구나 심기 일전하여 노사분규로 분산된 활력을 재응집시켜 우리 경제를 떠받치도록 힘써야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훼손된 직장 윤리를 되찾는등 산업현장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노사분규가 없었다고 가정해도우리경제는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노사분규까지 겹쳤으니 성장 잠재력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국민 모두가 새로운 각오없이는 국민경제의 정상궤도 회복과 재도약의 기틀 마련이 어렵다.
저상된 기업의욕도 되살려야하고 노동생산품 제고도 시급하다. 근로자들은 기업도 살리고 「나」도 살면서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기업주측은 새로운 기업경영의 환경변화를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계속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에 힘써야 될것이다.
정부는 경제의 활력을 다시 소생시키도록 종합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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