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 꿈은 어릴 때 익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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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공계대학 진학생들의 43%는 중학생시절, 또는 그 이전부터 과학·기술을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서울대사대 박승재 교수팀이 과학기술원 과학기술정책연구평가센터의 의뢰를받아 조사한 「과학기술계대학 입학생의 과학에 대한 태도 및 진로조사」에서 드러났다.
박 교수팀은 최근 서울대·연세대·충북대·과기대·공주사대등 8개대학 87년 이공계신입생 1천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상자의 43%는 중학 또는 그이전에, 35·2%는 고교1·2학년때 과학에 뜻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48%가 학력고사이후에 학과를 지원해 성적에 따른 학과선택에 고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학과를 지원한 계기에 대해서는 41·2%가 본인이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고 답변했다. 반면 21%는 학력고사 및 내신점수에 맞춰 타협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소속학과에 대해 61·6%만이 「아주 만족」 「만족」을 보였고, 나머지 38·4%는「보통」 「불만」의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전과가 가능하다면 22·5%가 자연계가 아닌 다른 학과로 옮기겠다고 응답, 무리한 학과선택이 대학입학후 학생들의 진로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응답자의 67%가 과학의 발달이 인간을 불행하게 했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과학 자체보다 과학이 가져오는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태도로 보인다.
학생들은 과학적 방법으로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에는 72%가 반대하는 등 비판적 자세를 갖고 있었다.
응답자의 84·6%는 우리도 노력하면 과학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으며 가까운 장래에 미· 일과 과학수준을 견줄만 하다고 응답한 학생도 64%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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