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본색' 박주영, 유럽 문 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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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박주영(왼쪽에서 둘째)이 핀란드 수비수 사이에서 슛을 하고 있다. 박주영은 후반 1분 만에 정확한 오른발 프리킥으로 골키퍼가 꼼짝도 못하는 골을 이끌어냈다. [리야드=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희망' 박주영(21.FC 서울)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해 첫승을 이끌어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25일 밤(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잘 빈 파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디 4개국 축구대회 핀란드(FIFA 랭킹 46위)전에서 박주영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0-1패)전과 그리스(1-1무)전에 이어 해외 전지훈련 세 경기 만에 첫승을 거뒀고, 2004년 6월 5일 터키전(2-1승) 이후 유럽 팀을 상대로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 기록도 세웠다.

후반 1분 한국이 아크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전반 두 차례 비슷한 위치에서 얻은 프리킥을 크로스바 위로 날려 보냈던 박주영이 또다시 키커로 나섰다. 그라운드 컨디션과 볼의 궤적에 대한 파악이 끝난 듯 박주영은 자신 있게 오른발로 찼고, 발끝을 떠난 볼은 왼쪽 골대와 크로스바 사이로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골키퍼가 꼼짝 못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는 멋진 골이었다. 박주영은 그리스전 동점골에 이어 두 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박주영은 이 경기 MVP로 선정됐다.

한국은 그리스전과 같이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남일이 10개월 만에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최전방 원톱은 조재진, 좌우 윙포워드는 정경호와 박주영이 맡았다.

한국은 전반 미드필드의 우위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미드필더는 세 명이었지만 양 사이드백 장학영과 조원희가 미드필드 쪽으로 깊이 올라왔고, 정경호와 박주영은 중원에서부터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전반 6분 정경호가 날카롭게 찔러 준 볼을 조재진이 터닝슛 했지만 볼은 골키퍼 발에 맞고 아웃됐다. 29분에는 조재진의 절묘한 힐패스를 받은 장학영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날아들었지만 박주영과 정경호의 잇따른 슛이 골키퍼에 막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이동국과 이천수를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더 죄었으나 추가골을 얻지는 못했다.

대표팀은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칼스버그컵 대회가 열리는 홍콩으로 이동했다. 한국은 설날인 29일 크로아티아와 1차전을 갖는다.

리야드=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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