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댓글 보고 자결한 이유 알 것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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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 [중앙포토]

장제원 바른정당 의원은 12일 “유명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보고 자결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하다”며 네티즌들에게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온라인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해왔던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제 정들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활동을 끝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아들 장모(17)군이 ‘성매매 의혹’ 등 행실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이자 “수신제가(修身齊家)를 하지 못한 저를 반성한다”며“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당 대변인과 부산시당 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 의원은 “그동안 SNS 소통이 너무 즐겁고 때론 무척 행복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욕설과 살인적 댓글에 저로서는 더 이상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장 의원은 전날인 11일 페이스북에 “(외아들의)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척 반대했고, 그 과정 속에서 아들이 많이 방황하고 힘들어 한 것 같다”며 “저의 잘못”이라고 썼다. 그러곤 이날 오전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결국 당직을 내려놓았다. 1차 사과 이후에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댓글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자 결국 SNS 활동을 접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글을 통해 “아무리 비난을 해도, 아무리 욕설을 하시더라도 그것마저도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가능한 많이, 빨리 답글을 제 스스로 달았고 어떠한 문자 폭탄에도 핸드폰 번호를 바꾸지 않고 많은 답변을 드렸다”면서 “이런 글 올리면 또다시 비난하실 것 같아 그냥 계정을 내리려 했지만 그동안 제게 애정과 응원으로 또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나눈 소중한 페친(페이스북 친구)과 트친(트위터 친구) 여러분께 행복했다고, 감사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다른 오해는 말아 달라”고 했다.

장군은 앞서 지난 10일 첫 방송된 Mnet의 ‘고등래퍼’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방송 직후 지난해 8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조건(조건만남ㆍ성 매매를 의미)하고 싶은데 디엠(Direct Message:일대일 쪽지)하기 위해 맞팔(로잉) 가능할까요” “오빠랑 하자” 등의 글을 올렸다는 의혹이 온라인으로 제기됐다. 고교생 신분임에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사진과 글도 공개됐다.

장제원 의원 SNS 전문

이제 정들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 활동을 끝내려합니다.
그동안 친구분들과의 SNS 소통 너무 즐거웠습니다.
때론 무척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루 말할 수 없는 욕설과 살인적 댓글에
저로서는 더 이상 소통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무리 비난을 해도, 아무리 욕설을 하시더라도
그것마저도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했고
가능한 많이, 빨리 답글을 제 스스로 달았고
어떠한 문자폭탄에도 핸드폰 번호를 바꾸지 않고
많은 답변을 드렸습니다.
이런 글 올리면 또다시 비난하실 것 같아
그냥 계정을 내리려 했지만
그동안 제게 애정과 응원으로
또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을 나눈
소중한 페친과 트친 여러분께
행복했다고, 감사했다고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오해는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 동안 여러 얘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러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친구 여러분께 죄송한 말씀 다시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SNS상에서의 조롱과 욕설은 소통을 막습니다.
때론 유명인들이 인터넷 댓글을 보고
자결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라도
살인적 욕설과 비하 조롱은 자제해 주시길
다시 한 번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저를 돌아보고 수양하고 반성하는 시간에 들어가겠습니다.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무척 감사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사랑합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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