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콧속 미세먼지 씻어내 호흡기 보호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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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미세먼지는 연중 농도 수준을 챙겨야 할 만큼 건강관리에서 중요하다. 미세먼지는 호흡기질환을 유발·악화하고 체내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거나 심장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노약자나 임신부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코 세척용 식염수 효과적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체내 유입을 막는 것이다.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청정기로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입자가 상당히 작아 사실상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근에는 코 세척(비강 세척)이 주목 받고 있다. 적정 농도의 생리식염수를 한쪽 콧구멍으로 흡입해 반대편으로 배출하면서 씻어내는 방법을 말한다.

한쪽 콧구멍으로 흡입, 다른 쪽으로 배출

한빛이비인후과 이석우 원장은 “예전에는 비강 세척이라는 방법이 이비인후과에서 코 수술을 받은 환자만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호흡기 건강을 위해 일반인의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의사들도 매일 비강 세척으로 코털이나 코점막에 붙은 오염 물질을 배출시키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해외 여러 논문에서도 알레르기 비염, 급·만성 부비동염, 코감기 환자 치료에 코 세척이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다준다고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MUSC) 두경부외과(이비인후과) 연구팀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연구팀은 비강용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두 번씩 코 세척을 하도록 한 뒤 삶의 질 점수(mRQLQ)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코 세척 전 36.7점에서 4주 후 14.9점, 8주 후 10.1점으로 낮아졌다. 점수가 낮을수록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 세척 방식도 중요하다. 고전적인 방식이 효과적이다.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숙인 상태에서 240ml의 충분한 식염수를 한쪽 코에 대고 세척액을 주입한 뒤 입으로만 숨을 쉬면서 반대편 코로 배출시키는 방식(large volume low pressure)이다. 고려대 의대 이승훈 교수는 임상 심포지엄에서 “고전적인 코 세척 방식이 스프레이나 모터를 이용한 방식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네일메드(세계 점유율 1위)의 사이너스린스가 대표적이다. 세계 11개국에 특허가 등록된 제품이다. 네일메드는 에스에이치팜(SH Pharm)과 공식 계약을 맺어 국내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미세먼지가 걱정되는 요즘 코 세척을 생활화해 호흡기 건강을 관리하는 건 어떨까.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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