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까지 물건 댈수있나"|해외 바이어들 문의 전화 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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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장기화되고 있는 노사분규로 수출업계의 선적지연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성탄절구매시즌을 앞두고 국내업체와 구매계약을 맺은 해외바이어들의 납기지연에 대한 우려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해외, 특히 미국에 나가있는 무역진흥공사 사무실에는 현지 수입상으로부터『크리스머스때 과연 물건을 댈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는것.
또한 이달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구매상담을 앞두고 수입선을 대만·홍콩등 경쟁국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달째 계속되고 있는 국내업계의 노사분규로 해외바이어들 사이에 납기지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대한오더발주를 꺼리거나 아예 오더를 취소하고, 수입선을 전환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발수출업체인 국제상사의 경우 일본바이어로부터 주문받은 10만족의 신발오더를 취소당했고, 지난7월까지만해도 대만에서 한국으로의 수입선전환의사를 보였던 일본의 미즈노·아식스등 신발업체들이 우리나라의 노사분규가 격화되면서 주춤한 상태에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성탄절특수를 앞두고 미국의 시어즈로벅, K마트, 마샬필드등 대형백화점의경우 노사분규장기화로 한국산제품의 적기선적과 품질보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수입선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수출업계는 해외바이어에 서한을 보내 적기선적에 최선을 다할것을 알리고 현지 지사원을 동원, 생산지연및 선적지연에 대해 양해를 구하는 한편 납기지연이 확실시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신용장허용범위내에서 선적기일연장을 요청하고 있다.
또 선적지연을 커버하기위해 선박을 통한 운송을 비행기로 바꾸는 방법까지도 등장하고 있다.
시간이 촉박한 상품부터 비행기로 우선 보내고, 나머지는 선박으로 보내기로 하고 이에따른 부수계약을 바이어측과 협의하고있다.
현재와 같은 분규사태가 지속될 경우 올가을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구매상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한국을 찾던 해외바이어들이 방한을 취소하고, 홍콩·대만·일본·싱가포르등 경쟁국으로 수입선을 전환할것으로 크게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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