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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매우매우 우선순위 높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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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호 01면

트럼프-아베, 백악관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려는 취재진을 향해 서로 손을 내밀고 있다. 두 정상은 회견 후 부부 동반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 리조트로 향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질문하려는 취재진을 향해 서로 손을 내밀고 있다. 두 정상은 회견 후 부부 동반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라라고 리조트로 향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매우매우 우선순위가 높다(very very high priority)”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미·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중요” #‘센카쿠는 안보조약 대상’ 명시 #TPP 대신 공정무역 협정 합의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일 동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처를 포함해 많은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도 철저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팀이 북핵·미사일 문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는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인식이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또 공동성명에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일본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 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일본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들 섬에 대한 일본의 행정권을 훼손하는 그 어떠한 일방적인 행동에도 반대한다”며 “양국은 동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보호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의 모든 당사국에 군사기지화를 포함해 긴장을 고조하는 어떤 행위도 피할 것을 촉구했다. 남중국해 일대에서 군사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를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다.

두 정상은 미·일 동맹이 아태 지역 안보의 초석이라는 데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관련, 교도(共同)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의 연내 일본 공식 방문 요청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안보 선물을 받은 아베 총리는 경제 분야에서 답례 보따리를 풀었다. 두 정상은 이날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대신 양자 간에 ‘공정’ 무역협정을 맺기로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경제성장의 기회로 삼으려 했던 TPP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탈퇴 결정으로 불투명해지자 이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경제 회담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일본은 양국 경제 모두에 혜택을 주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적인 무역 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공정 무역’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689억 달러(약 79조원)로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가 이끄는 양자 무역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 채널이 조만간 마련돼 협상틀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회담에 맞춰 전자기업 샤프가 미국에 7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액정패널(LCD)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소프트뱅크와 도요타자동차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일본 기업들도 보조를 맞췄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환율 문제가 직접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양국 간 정상회담으로 불편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달러 가치도 소폭 올랐다. 10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5% 오른 100.8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환율 조작’ 논란으로 올 들어 5% 가까이 절상됐던 엔화 가치도 1% 하락하며 113.6엔에 거래됐다.

정용환·염지현 기자

cheong.yongw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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