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공동해법 내주 모색

중앙일보

입력

6자(남북, 미.일.중.러)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당사국 간 교섭이 분주하다. 지난달 중국을 축으로 진행된 셔틀 외교가 북한의 6자회담 수용을 끌어내면서 회담 형식에 관한 걸림돌이 제거된 데 이어 이달 들어선 회담 날짜 잡기와 북핵 해법을 둘러싼 당사국 간 절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 측 화두인 체제 보장에 대해 의회 결의안 형태로 가닥을 잡으면서 북.미 간 간극도 좁혀지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회담 형식에선 북.미 양자회담을 고집하던 북한이 한발 물러서고, 대북 체제 보장에선 미국이 타협안을 검토하면서 북핵의 대화 해결 모멘텀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막판 회담 날짜 잡기=6자회담 일정 확정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일정 조정 작업은 중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이 회담 장소로 확정된 데다 한.미.일 3국과 북한 간의 중개역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7일부터 방북 중인 왕이(王毅)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북측과 회담 날짜에 대해 마지막 절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당초 건국 50주년 기념일(9월 9일)전인 9월 첫째주를, 중국은 8월 말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의 조정 결과가 주목된다. 리자오싱(李肇星)중국 외교부장은 10일부터의 방일.방한 기간 중 북.중 간 협의 결과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회담 날짜는 다음주에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재섭(金在燮)외교통상부 차관이 9일부터 러시아를 방문하고,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일본 외상이 방한을 검토 중인 것도 회담 날짜 및 대표의 격(格)을 확정하는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가닥잡는 한.미.일 공동 해법=한.미.일 3국은 다음주 워싱턴에서 실무협의회을 열어 대북 제안 방안을 확정한다. 미국은 이와 관련,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경제 지원▶인도 지원 확대▶체제 보장 약속▶북한의 국제 경제기구 가입 지원의 일괄타결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요미우리 신문).

우리 정부가 미측에 전달한 3단계 일괄 타결안이나 북한의 4단계 일괄 타결안의 단계적 해법과 달리 한꺼번에 핵 포기와 대가를 빅딜하는 방안이다.

이 방안대로라면 6자회담 개최 때 북.미 간 줄다리기는 불가피하지만 미국이 북한과 주고받기식 협상에 나오겠다는 것인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오영환.강찬호 기자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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