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황교안 출마하나” 30차례 추궁 … 황 대행 “지금 업무에 최선” 비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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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 논란과 관련, “집단적 위력으로 채택을 방해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어긋나며 정부가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강정현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채택 논란과 관련, “집단적 위력으로 채택을 방해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에 어긋나며 정부가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강정현 기자]

10일 국회 대정부 질문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대선 검증무대를 방불케 했다. 야당 의원들은 황 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를 30여 차례나 집요하게 추궁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황 대행은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제가 맡고 있는 업무가 엄중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안 하는 이유가 뭐냐”고 추궁했지만 황 대행은 “국정 안정화를 위해 공직자들과 함께 전념하고 있다”고 비켜갔다. 출마에 대해 입장을 언제 밝힐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리 국회에서도 협조해 주면 고맙겠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야당 측이 “국민을 바보로 알지 말라”고 몰아세웠지만 그는 “지금 업무에 전념하겠다”며 버텼다.

황교안 대선검증 같은 대정부질문
병역면제 논란엔 적극 반박 나서
“아픈데 군대 가 죽으라 할 수 있나”

하지만 병역 면제 얘기가 나오자 태도가 확 바뀌었다. 황 대행은 1980년 ‘만성 담마진(두드러기)’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

▶국민의당 이상돈 의원=“이명박 정권은 ‘병역 면제 정권’이란 비아냥을 들었다.”

▶황 대행=“제 얘기를 하려면 바로 하십시오.”

▶이 의원=“왜 국가안보를 강조하는 보수 정권의 대통령 본인, 국무총리가 다 군대를 안 가는가. 참 한심하고 의문이다.”

▶황 대행=“아파서 못 간 것이 정말 죄라 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말이다. 못 간 부분에 관해서 정말 부담감을 갖고 나라를 위해서 좀 더 헌신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 의원=“총리에 대해서 말하기보다는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황 대행=“아파서 도저히 할 수 없는데 ‘군대 가서 그럼 죽어라’ 이렇게 할 수 없는 거 아니냐.”

마지막 질의자였던 정의당 추혜선 의원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며 대통령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제대로 된 권한대행이냐”고 공격한 뒤 황 대행에게 “들어가라”고 했다. 하지만 황 대행은 답변석에 그대로 서서 추 의원을 노려보며 “질문했으니 답변하겠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황 대행은 “민생을 챙기기 위한 자리에 힘들지만 열심히 다니고 있다. 그게 대통령 흉내내기냐”고 언성을 높였다.

지난 8일 새벽 1시에 경기도 연천에서 A형 구제역이 발견된 이후 오전 8시30분에 열린 황 대행 주재의 점검회의에서 김재수 농림부 장관이 관련 보고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새벽 1시에 북한군이 침략한다면 7시간 반 동안 보고 안 해도 괜찮겠느냐”고 따지자 황 대행은 “그 부분을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글=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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