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며 기름통 옮기다 화재…아버지 숨지고, 구하려던 아들 중상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의 한 4층짜리 빌라 2층 A씨(53) 집에서 불이 나 집 안에 있던 A씨가 숨지고 둘째 아들(23)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10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불은 이날 오전 6시9분쯤 A씨가 담배를 피우며 베란다에 설치된 보일러실에 기름(등유)을 넣기 위해 20ℓ 짜리 기름통을 들고 거실에서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다 일어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이 기름통은 낡아 평소 기름이 새는 경우가 있었다.

A씨는 순식간에 거실에 불이 번지자 안방 문을 가로 막으면서 나오려는 아내를 막아선 채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빨리 대피하라”고 소리쳤다. 순식간에 불이 거실 전체로 번지는 바람에 A씨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화재 당시 방에 있다 거실로 나와 아버지를 구하려던 둘째 아들은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채 소방대의 의해 구조됐다. 둘째 아들은 현재 화상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방에 있던 A씨의 아내와 큰 아들은 창문을 통해 각각 외부로 탈출하면서 화를 면했다.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고 빌라 3, 4층으로는 번지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