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항마 ‘나발니’…유죄 받아 내년 대선 출마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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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 [로이터=뉴스1]

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40)가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내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졌다고 BBC가 보도했다. 2012년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50만 달러(약 5억 8300만원) 상당의 목재를 횡령했다며 그를 기소했다. 이듬해 첫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해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졌다. 1심 재판 당시 검찰은 나발니에게 징역 5년에 집행유예 5년을 구형했다. 재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아 선고유예형이 확실한 만큼 피선거권 박탈은 불가피하다.

나발니는 러시아 내 반부패 운동을 주도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항마를 자임해온 러시아 야권의 기대주다. 10여 년 전부터 러시아 거대 국영기업과 정치권의 부패 커넥션을 블로그에 실명 비판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러시아 대선을 “도둑들과 사기꾼들의 파티”라고 비난하며 대안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강변해왔다. 2013년엔 모스크바시장 선거에 나가 25%가 넘는 득표율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대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푸틴 진영의 강한 견제를 받아왔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내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지지율이 80%를 넘어 출마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푸틴은 2001년 처음 대통령에 오른 뒤 러시아헌법 상 3연임 금지를 피해 총리직을 수행하고 다시 대선에 나서 당선됐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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