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보다 사람 우선" 아파트 주민들이 경비·직원 해고 막아

중앙일보

입력

충남 예산의 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이 경비원과 관리직원들을 정리해고하려다 도리어 입주민들로부터 자신들이 해임을 당했다.

8일 예산 지역언론들에 따르면 A아파트 입주자 대표회는 지난해 7월 경비실 통합을 추진했다. 경비실을 통합하면 월 399만원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경비원 2명의 인건비 수준의 금액이었다.

안건을 입주자 투표에 부쳤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돈 만 원 아끼려고 누군가의 일자리를 빼앗고 싶지 않다"는 동정 여론이 일었기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는 같은 해 11월 관리사무소 직원을 해고하겠다고 공고했다. 관리비를 줄이기 위한 정리해고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도리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입주자들은 지난달 입주자대표회장고 동대표들에 대한 해임 투표를 진행했다. 입주자의 80%가 대표들의 해임안을 찬성했다.

입주민 김모씨는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이 사람이고, 그들의 고용안정"이라며 "다른 아파트와 비교해 보니 우리 아파트 관리직원 월급이 오히려 적어 굳이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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