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 농장 2곳 구제역 항체 형성률 '0%'…조사대상 20곳 중 11곳 기준 미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 보은의 구제역 발생 농가와 인접한 곳에서 항체  형성률이 ‘0%’로 조사된 농가 2곳이 나왔다.

8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보은군 마로면 구제역 발생 농가에서 반경 500m 안에 있는 한우·육우 농장 9곳을 검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평균 54.4%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경 3㎞ 이내 젖소 농장 11곳은 평균 73%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소의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이면 구제역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는 30% 미만이면 과태료 대상이다. 가축전염병예방법상 항체 형성률이 기준치에 미달하면 1차 200만원, 2차 400만원, 3차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번에 검사한 농장 20곳 중 항체 형성률이 80% 미만은 11곳이나 됐다. 이중 육우 농장 1곳과 젖소 농장 1곳은 항체 형성률이 0%였다. 조사는 소 혈액을 채취해 혈청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농가당 16마리~17마리, 그 이하 사육농가는 소 전체를 표본으로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충북도가 밝힌 충북 지역 소의 평균 항체 형성률은 97.8%다. 하지만 이번 검사 결과는 이를 크게 밑돌았다. 김창섭 충북도 축산과장은 “농식품부 기준에 따라 지난해 말 1175 마리의 소를 무작위로 뽑아 검사했을 땐 항체가 대부분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도 “당시 농가 한 곳당 1마리를 대상으로 통계를 추출했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검사 대상 중 5개 농가는 항체 형성률이 100%로 나온 것을 고려하면 백신 문제보다는 접종 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며 “0%가 나온 농가에 대해선 언제 백신접종을 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접종을 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오는 16일까지 도내 젖소 사육농가 모두를 대상으로 항체 형성률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한우·육우 20만8000여 마리(6998가구)를 대상으로 일제 긴급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보은 지역 우제류(소·돼지 등) 사육농가 1037곳(5만7000마리)과 324개(2만마리) 젖소 사육농가는 긴급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