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OUT" 블랙리스트에 분노한 영화인 공동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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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 사퇴 및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많은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7일 오전 11시 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부역자인 김세훈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사퇴와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1,052인 선언이 개최됐다. 블랙리스트 대응 영화인 행동(준, 가칭) 주최로 열린 이 행사에는 임시 공동대표인 고영재, 안영진 대표 외에도 류승완 감독, ‘천안함 프로젝트’(2013)의 백승우 감독,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2015)의 김선 감독, 배급사 엣나인 필름 정상진 대표, 시네마 달 김일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발언을 시작한 고영재 대표는 “세월호 국면 이전과 이후로 나눠지는데 세월호 이전에도 있었다”며 “‘천안함 프로젝트’로부터 시작된 일련의 사태다. 문재인, 박원순을 지지했던 이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이 일련의 모든 것들을 하나의 과정으로 보지 말아달라”라며 포문을 열었다.

‘천안함 프로젝트’의 백승우 감독은 “ ('천안함 프로젝트' 가 ) 다양성 영화 1위를 했다. 상영관이 늘어날 것이라 했는데 내려야 한다고 하더라. 근본적인 화가 나려면 상황이 이해가 돼야 하는데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천만영화 ‘베테랑’(2015)의 류승완 감독도 “자유롭게 생각하고 얽매이지 않고 만들어내는 것이 저희들의 재산인데 모든 것을 빼앗아가려 하는 것이 심각한 것 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상진 엣나인 대표도 마이크를 잡았다. 정 대표는 “당연히 블랙리스트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회사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 자체는 충격이었다”며 “제 스스로 봤을 때는 불이익을 받은 부분은 없다. 지원금을 아예 신청하지 않았다. 문제가 많은 정책에 들어가서 관객들과 소통한다는 것이 제 자체가 용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네마 달의 김일권 대표는 “김세훈 위원장은 실질적으로 독립영화들을 탄압하고 실행했던 범법자의 책임자다. 그래서 구속 수사를 이야기 하는 것이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부산국제영화제 남 프로그래머는 “개인적으로 복수하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 생각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실체와 전모가 드러났고 조윤선 전 장관과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구속됐다. 하지만 김세훈 위원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를 이행한 영화진흥위원회 김세훈 위원장은 버젓이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박지윤 인턴기자 park.jiy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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