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재(57) 원장의 부인 박채윤(48)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에 대해 지난 1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박씨는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부인에게 명품 가방 등을 건네고 의료시술 등을 해준 혐의(뇌물공여 등)다.
특검팀은 박 대표가 안 전 수석과 정호성(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과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다. 지난 1일 공개된 박 대표와 안 전 수석과의 통화 내용엔 “아이고 선물도 주시고. 와이프한테 점수 많이 땄는데 덕분에”(안종범) “사모님 점수 딸 일이 (앞으로) 더 많다”(박채윤) 등의 대화가 담겨 있다. 특검관계자는 "여러가지 정황상 특검은 김 원장보다 부인인 박 대표가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용품 제조회사인 와이제이콥스 메디칼은 지난 2년간 중남미(2015년 4월), 중국(2015년 9월), 프랑스(2016년 5월) 등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3차례 경제사절단으로 선정돼 청와대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2015년 수술용 실 연구개발비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15억을 지원받게 된 것이 청와대를 통해 받게 된 특혜인지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김영재-박채윤 부부에 대한 청와대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는 정황은 이미 드러난 상태다. 지난달 19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나와 "대통령이 '김영재 원장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하는데 알아보라'고 전달했고 이를 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직접 박 대표 회사를 도우라는 박 대통령의 지시가 '안종범 경제수석-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비서관' 라인을 통해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2일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박 대표는 남편 김영재 원장과 함께 '보안손님'으로 청와대에 수차례 출입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원장이 "와이프와 함께 청와대에 다섯 번 전후로 갔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김 원장이 대통령을 비선진료한 대가로 해외진출을 지원받고 서울대병원 외래교수로 위촉되는 등 각종 특혜를 입은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박 대통령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프로포폴 시술 등에 관한 김씨의 의료법 위반 혐의는 이미 확인했다. 구속영장 청구여부를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