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연임 비결…"국내외 애널리스트 평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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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 위원들은 격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환경 속에서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KT CEO추천위원회는 26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황 회장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만장일치로 연임안을 통과시켰다. 그간의 경영 성과와 적격성 여부를 심사한 결과 연임을 반대할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KT는 지난 2014년 1월 황 회장 취임 후 눈에 띄는 실적 성장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취임 이듬해인 2015년 1조3000억원을 기록해 3년 만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률도 2014년 1분기 0.5%에서 지난해 3분기 7.4% 수준으로 올랐고 차입금은 같은 기간 11조8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익은 키웠고 빚은 줄인 것이다. 이 같은 성과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23일 KT의 신용등급을 'A급'으로 한단계 올리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추천위원은 "황 회장의 경영 성과는 국내·외 애널리스트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주들도 안정적인 경영 기조가 유지되는 것이 기업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리란 의견이 많았다"고 연임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연임 결정 막판까지 황 회장 재임기에 KT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걸림돌이 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많았다. 다수 추천위원들이 반대하면 설날 이후 다시 한번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황 회장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논리가 추천위원들 사이에서 더 설득력을 얻었다는 전언이다.

황 회장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이사회 의결 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연임이 최종 확정되면 2002년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에 이은 네 번째 회장으로 KT를 이끌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0년까지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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