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언제, 어디서든 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또다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를 언급하며 위협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미 NBC에 따르면 최광일 북한 외무성 미주 부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대륙간탄도탄 시험발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탄 발사 준비작업이 마감단계에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 부국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수준은 국제사회가 생각하는 것보다 진전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ICBM 시험발사가 도발로 간주될 거라고 사회자가 말하자 최 부국장은 “핵무기 개발을 진전시키려는 우리의 모든 조치는 미국의 핵협박과 위협에 대한 방어적 차원”이라며 “우리 군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가서 핵 훈련을 한다고 상상해 봐라. 미국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최 부국장은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할 의향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에 북한에 적대적이었던 미국이 친화적 접근을 한다면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ICBM 발사를 거론한 것은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동시에 관계개선 의사를 보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움직일지 떠보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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