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은 국제법 위반" 블릭스 前무기사찰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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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AP=연합] 스웨덴 외무장관 출신으로 유엔무기사찰단(UNMOVIC)의 단장을 지냈던 한스 블릭스(사진)가 6일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에 이라크 침공의 이유를 공개 질문하는 등 미국을 강하게 성토했다.

블릭스는 90분간 진행된 스웨덴 라디오 방송프로에서 "이라크전이 유엔 헌장에 부합한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라크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권위를 손상했다"고 말했다.

블릭스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주변국과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됐는지도 의문이라며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대량살상무기(WMD)를 찾아내 파괴한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이라크 침공 이유를 댔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안보리와 미 국민 모두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명분인 '사담의 테러'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9.11 테러 이후 강력한 힘을 전 세계에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는 점이 미국이 이라크전을 벌인 중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블릭스는 1981~97년 국제원자력기구의 사무총장으로 일했으며 2000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유엔무기사찰 단장을 맡았다. 그는 단장 퇴임 기자회견에서 "의혹이 해명되지 않았다고 해서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한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이 앞으로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를 찾을 수도 있다"고 말해 마지막까지 균형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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