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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특혜 의혹’ 최경희 전 이대 총장 영장 기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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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경희

최경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위해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24일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위해 청와대와 조율을 시작했다. 구체적인 조사 일정이나 방식, 장소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순차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법원 “현 단계 구속사유 인정 어려워”
특검 “대통령 조사, 청와대 조율 시작”
정동춘은 최순실 재판에 증인 출석
“재단,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생각”

특검팀은 수사 종료 시기(2월 28일)를 고려해 다음달 초순께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이에 박 대통령은 변호를 맡은 법률대리인단과 함께 조사 수용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박 대통령은 검찰과 조사 일정 등을 조율했지만 막판에 무산됐다. 박 대통령 측이 “공정하지 못한 수사”라며 조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준비 중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한 법리 검토는 전부 마쳤으며, 현재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날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문화계 지원 배제 명단과 관련해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설 연휴 직후에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문화계는 물론 경제·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블랙리스트(정부지원 배제 명단)와 화이트리스트(정부 지원 명단)가 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재판에서는 K스포츠재단과 박 대통령의 연관성이 수차례 거론됐다. K스포츠재단의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과 최씨, 안 전 수석이 재단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증언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은 “재단을 만든 건 대통령이라고 생각했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재단 사업과 관련해 중요한 지시를 내리거나 컨펌(확인)을 해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지난해 6월 롯데로부터 추가 출연금 70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것도 두 사람이 각각 내린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최씨와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이 재단을 만들고 최씨가 권력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했다. 일부 대통령의 뜻이 최씨를 통해 재단 에 반영됐다”고 진술했다. 안 전 수석이 최씨를 ‘최 여사’라고 언급한 사실도 공개됐다. 검찰이 재생한 정 이사장과의 통화 녹음 파일에서 안 전 수석은 “대통령과 최 여사 부분은 관계 없는 걸로 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최 여사 얘기하는 것은 금기다”는 내용이 있었다.

특검은 정유라씨의 입학·학사에 특혜를 준 이화여대 비리에 대한 수사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특검이 신청한 최 전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25일 새벽 기각됐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김선미·김나한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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