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션 바꾼 랄프 로렌 옷 입어, “옷 통해 커뮤니케이션 할 줄 알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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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호 3 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델 출신 부인 멜라니아(47)가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취임식에서 랄프 로렌 의상을 입고 나왔다. 파우더블루 컬러의 캐시미어 드레스와 톱을 걸치고 장갑과 힐도 색상을 맞췄다. 패션지 보그는 “1960년대 복고풍”이라며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여사를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멜라니아의 대변인은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역사적 의미에 맞게 미국의 패션을 바꿔 놓은 미국 디자이너의 옷을 입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가 “재클린을 롤 모델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어 ‘재키 스타일’도 예상됐다.


그러나 역사박물관에 보관되는 퍼스트레이디의 대통령 취임식 의상으로 랄프 로렌을 선택한 것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로렌이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와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지난해 대선기간 중 중요한 순간마다 랄프 로렌을 입었다. 디자이너 로렌도 열렬히 클린턴을 지지했다. 멜라니아가 로렌을 선택해 통합의 메시지를 보여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아주 사려 깊은 선택이다. 아메리칸드림을 상징하는 브랜드이자 클린턴과 밀접한 랄프 로렌을 선택한 것은 멜라니아가 옷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할 줄 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보도했다.


옷매무새가 좋은 모델 출신의 멜라니아 의상을 만든 것이 랄프 로렌에게 이득이 될지는 미지수다. 패션계에서는 멜라니아를 위한 의상 제공 거부 움직임이 있었다. 남녀·인종 차별 발언을 하는 트럼프의 부인이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아 주지 않겠다는 명분이었다. 멜라니아와 가까워지면 불매운동이 일어날 걱정도 했다.


실제로 트위터에서는 랄프 로렌을 입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랄프 로렌 측은 “취임식은 미국의 최고를 세계에 보여 주는 행사다. 아메리칸 스타일을 보여 주는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 옷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밤 열린 취임파티에서 멜라니아는 어깨를 드러낸 흰색 드레스를 입었다. 의상은 프랑스 디자이너 에르베 피에르와 멜라니아가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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