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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사 통상정책…미국 우선주의로 압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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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신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가장 단호하면서도 자신있게 말한 대목은 일자리 창출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비전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미국에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유세기간과 취임 후 그가 수없이 반복했던 핵심 공약이다.

트럼프의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간결하고 알기 쉬운 단어로 미국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더 이상 다른 나라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아 가지 않게 할 것”이라며 “진정한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의회 취임식장을 빼곡히 메운 트럼프 지지자들은 함성으로 화답했다. 대부분 백인 남성들이었다.

트럼프는 전날 위싱턴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축하 콘서트에서도 백인 노동계층을 겨냥해 “러스트 벨트(낙후된 공업지대)에서 잊혀졌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사실 미국의 일자리 창출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에 입각한 전방위 통상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한달 남짓 트위터 몇 줄로 캐리어ㆍ포드ㆍGMㆍ월마트 등 내로라하는 미국 기업의 해외 공장 설립 계획을 취소시키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게 만들었다. 외국 기업엔 보호무역, 관세 부과 으름장으로 일본 도요타, 한국 현대차 등의 대미 투자를 이끌어냈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날 취임사에선 통상 압박으로 내비칠 수 있는 발언을 삼갔다. 미국의 단합과 변화를 말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불필요한 논쟁거리를 최대한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다. 전날 취임사와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8년 간 지친 미국인들 다독이고 도전을 역설할 것”이라며 “세세한 정책을 나열하기보다 철학과 비전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한 그대로였다. 향후 충돌이 불가피한 대중국 통상 정책에 대해서도 “국내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자유무역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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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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