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인기 탄 비빔밥 중국서도 "비벼 비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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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시내에 자리한 현대자동차 빌딩 지하식당 '수복성'. 20일 한식 전문가인 차경희(전주대 전통음식문화전공) 교수 등이 준비한 한국 궁중요리 시연회에 중국 식품공업협회.국제문화전파중심.조미품협회 등과 현지 기업체 직원, 신문.방송사 기자 등 100여 명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갈비찜.구이, 상추생채, 오색전 등 궁중음식 코스 메뉴에 이어 나온 비빔밥을 맛본 중국인들은 "색깔이 곱고 화려할 뿐 아니라 맛이 뛰어나다"며 "헌하오(정말 좋다)"를 연발했다. 음식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맛이 담백하다는 품평도 나왔다.

전주비빔밥이 중국 내 한류의 새로운 주역으로 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대장금'의 영향으로 한국 음식, 특히 비빔밥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중국을 다녀온 전주시 민.관 공동 시장개척단은 칭다오 보세구삼품화무역유한공사와 80만 달러어치 수출 계약을 했다.

베이징시 측으로부터는 2008년 올림픽 때 한국 음식관을 만들어 비빔밥을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제공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또 다른 지자체.기업체 관계자들은 "중국에 합작공장을 만들어 체인점을 운영하자"거나 "문화 행사 때 한국 음식관을 설치해 달라"는 등의 요청을 했다.

차 교수는 "세계 음식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중국에서 비빔밥이 인기를 끄는 것은 한국 고유의 음식이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뜨거운 물이나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곧바로 비벼 먹을 수 있는 즉석 비빔밥. 전주시가 ㈜전주비빔밥.한국식품개발원 등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콩나물.도라지.시금치.고사리.미나리 등 나물을 볶아 조리한 뒤 사발면 그릇처럼 생긴 플라스틱 용기에 고추장과 함께 진공 포장했다. 상온에서는 1주, 냉장고를 이용하면 2~3주 보관이 가능하다.

즉석 비빔밥은 이미 일본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 이시가와현 가나자와시에서는 '전주 비빔밥' 해외 체인점 두 곳이 문을 열었다.

㈜전주비빔밥과 일본인이 5대5의 비율로 출자한 이 식당에는 하루 평균 평일에는 300여 명, 주말에는 400~500명의 고객이 몰린다. 도쿄 등 타 지역 상인들로부터 체인점 개설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비빔밥 홍성윤 사장은 "한국의 대표적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 웰빙 건강식으로 높은 점수를 따고 있다"며 "앞으로 비빔밥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하고 외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개량해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지구촌 음식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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