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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애국시민들은 MBC만 봐"

중앙일보

입력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이 "애국 시민들이 MBC만 본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19일 오후 방문진에서 열린 MBC 상반기 업무보고에서 김장겸 보도본부장에게 "여러 매체가 왜곡ㆍ조작 방송을 하니까 애국시민들이 미흡하지만 MBC만 보고 있다"며 "조만간 MBC 시청률이 확 높아질 테니 그렇게 공정성을 잘 유지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중앙포토]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중앙포토]

MBC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정권을 비호하는 편향된 보도를 하고 있다는 외부의 비판과함께 내부 구성원들가지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MBC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3.8%(1월 18일 기준)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고 이사장은 그러나 "태극기 집회에서 MBC는 절대적 환영을 받고, MBC만 차량에 탑승해 취재가 가능하다"며 이 같은 안팎의 비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히려 "여기(보수 집회)에 JTBC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집회에 참가한) 인원이 많다고 민심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기철 방문진 이사는 "공영방송 이사장이 그렇게 편향된 시각으로 편파 방송을 부추길 수 있느냐"며 "양쪽 집회에서 MBC가 환영받도록 이야기하는 게 순리인데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기본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고 이사장의 '설화'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17일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선 MBC 기자들이 촛불집회 현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에서 "JTBC도 애국단체 집회에 나가면 쫓겨날 것"이라며 보도 책임자들을 감쌌다.

또 촛불집회에 대해 "집회 때 깃발 보니까 민주노총, 전교조에서 동원한 사람들이지 시민은 몇 명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했다가 1심 재판에서 30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받자 "판사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며 "민주당이 소송을 제기해 민주당이 판결한 거나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고 이사장은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로 임용된 뒤 대검찰청 감찰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거쳐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상임지도위원,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여당 추천) 등을 지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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