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판 '살인의 추억'?… 2년간 18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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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천안판 '살인의 추억'인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충남 '천안(天安)'시가 요즘 떨고 있다. 1주일이 멀다 하고 불에 타거나 토막난 시신이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등.하굣길 학생들을 경호해 주는 업체까지 등장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천안지역에서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살인.실종 사건만 18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04년 6건 ▶2005년 8건 ▶올해 4건 등이다. 이 가운데 7건은 아직 해결이 안 됐다.

피해자는 10대 여고생에서부터 50대 주부.사업가까지 다양하며 여성과 남성이 각각 9명이다. 금품과 관련된 살인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피해자 가운데 대학경리부장.사채업자.사업가 등이 5~6명에 이른다.

경찰과 전문가들은 천안지역에서 강력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로 인구 증가에 따라 늘어나는 치안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천안지역 인구는 2002년 초 43만7000여 명에서 지난해 12월 말 51만8000여 명으로 3년 만에 8만 명 이상 늘었다. 천안시내 강도.살인 등 강력사건은 2004년 4800여 건에서 2005년 5400여 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천안에는 경찰서가 단 한곳밖에 없다. 천안의 경찰관 1인당 주민수는 1000여 명으로 전국 평균(500~600명)의 두 배 정도다.

강력사건이 늘자 천안지역에는 한 달에 10만원씩 받고 학생들의 신변을 경호해 주는 업체가 생겼다. 천안시 두정동 E경호업체는 지난해 말부터 고객 모집에 나서 한 달여 만에 550명을 모았다. 이 업체는 버스로 학생들을 집에서 학교까지 태워준다. 또 만일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버저를 누르면 즉시 위치 추적이 가능한 휴대전화 크기의 단말기도 빌려준다. 경찰은 16일과 20일 아산시 풍세면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연쇄 피살사건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의 윤곽을 파악,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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