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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 가족 44년 만에 한강 귀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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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최근 서울 천호대교 북단에서 어미 수달 한 마리와 새끼들(실선 안)이 무인 카메라에 포착됐다. 서울 도심 한강에서 수달 서식이 공식 확인된 것은 40여 년 만이다. 수달 뒤 불빛은 구리암사대교다. [사진 환경부]

최근 서울 천호대교 북단에서 어미 수달 한 마리와 새끼들(실선 안)이 무인 카메라에 포착됐다. 서울 도심 한강에서 수달 서식이 공식 확인된 것은 40여 년 만이다. 수달 뒤 불빛은 구리암사대교다. [사진 환경부]

서울 천호대교 북단에서 어미와 새끼 3마리 등 수달 가족의 활동이 무인카메라에 최근 포착됐다. 멸종위기 1급 동물인 수달의 서식이 서울 도심 한강에서 확인된 것은 40여 년 만이다.

천호대교 북단서 4마리 촬영돼

환경부는 18일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촬영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영상에는 어미 수달이 컴컴한 밤에 뭍으로 올라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새끼 수달 3마리가 어미 수달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이들 수달은 서울 강동구와 경기도 하남시에 걸쳐 있는 자연 습지에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강 남·북단을 오가며 생활하다 이번에 촬영된 것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3월 한강 지류인 탄천에서 수달 한 마리를 봤다는 시민 제보를 받고 한강 일대를 조사했다. 같은 해 8월 이번 촬영 지점에서 수달 배설물을 발견해 카메라 10대를 설치했다.

한성용 한국수달보호협회 회장은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수달이 산다는 것은 그만큼 생물 다양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수달은 1973년 이후 팔당댐 건설, 한강 개발 등으로 한강 일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홍정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장은 “서울시 등 관련 기관과 정밀조사를 해 수달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성시윤 기자 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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