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TV「드라머은행」운영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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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TV드라머의 다양화와 내용의 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KBS와 MBC 양TV는 최근 「드라머 작품 은행」과 「자료조사요원」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는 작가나 제작진의 제한된 경험을 보완, TV드라머의 소재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KBS 제1TV의 경우 「KBS 드라머은행」을 설치, 대학원생들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해 신간이나 새로 나온 문예지의 신작소설 등을 읽게 한 뒤 그중에서 드라머화하기 좋은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
현재방영중인대하드라머『이화』가바로 이 드라머은행에서 추천된 작품.
이 드라머은행은 일단 작품을 통독한 뒤 작품의 주제와 소재는 물론 내용과 작품의 특징 등을 정리한 뒤 드라머화 할 경우의 그 형태(『이화』의 경우 대하극과 일일극 두 가지 형태가 당초제기 됐다)등을 결정하고 극화과정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 사항도 의견제시하고 있다.
원작소설을 극화, 방영하고 있는 MBC-TV의 『베스트셀러극장』도 이와 비슷한 경우·KBS처럼 정식자료기구를 운영하지는 않지만 드라머화 하기 마땅한 소설들을 전문가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추천 받고 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이동하씨 등을 비롯 신춘문예희곡 당선자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사람들로 구성돼있다.
이들의 작업은 신작소설들의 선정을 바탕으로 현 단계 우리문학의 영상화를 가능케 해 문단의 최근의 문제작 등을 재빨리 TV를 통해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M-TV의 인기농촌드라머『전원일기』는 4∼5명의 자료조사요원을 두어 작가 김정수씨의 작업을 돕고 있으며 제한된 여건 속에서나마 사회적 문제를 다루어온 『금요극장』의 경우 자유기고가 김경희씨가 그동안 소재개발에 참여해 왔는데 김씨는 이제 직잡 극본까지 쓸것으로 알러졌다.
그밖에 K-lTV의 일요일 아침 드라머 『해돋는 언덕』도 한양대 문학인류학과에 재학중인 김은미씨(27)를 기용, 소재개발과 드라머 구성에 참여시키고있다.
방송가에서는 이들의 작업이 소재의 다양성 확보는 물론 개연성있는 줄거리구성, 현실감 있는 등장인물의 성격과 대사에 까지 영향을 미쳐 작가뿐만 아니라 드라머 연출에도 신선한 자극을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
따라서 일선PD들은 드라머작품은행의 확대실시와 현재 몇몇 작가들이 개인적인 차원에서 고용하고 있는 자료조사요원을 방송국 자체에서 제도화해 이를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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