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문제는 대학이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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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학생들의 올바른 요구는 과감히 받아들여 대학운영에 반영하겠다.
14일 서울대총장으로 임명된 신임 조완규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사회전반의 민주화에 따른 학원자율화를 교수와 학생들의 지혜를 모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원자율화가 될텐데.
▲사회비판도 대학의 중요한 기능으로, 이를 무턱대고 막으려 해서는 안된다. 다만 그것이 건전한 비판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옳은 비판이라면 권장은 못하더라도 보호는 해야 되는 것 아닌가.
사회에서도 대학의 소리를 경청하고 수용하려는 풍토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그러나 과격소요는 없어야한다.
자율화는 방종이 아닌 일정한 규율하에서의 자유로운 활동을 뜻하는 만큼 대학은 교육과 연구의 장이지 정치투쟁의 장이 아니라는 것을 학생들도 알아야한다.
-재임 중 하고싶은 일은.
▲우리 나라가 대학생 숫자로는 어느 선진국 수준에도 뒤떨어지지 않으나 교육환경의 질적인 면에서는 부끄러울 정도로 뒤떨어져있다.
전임 총장이 착수한 장기발전 계획은 당연히 지속적으로 실천되어야 하며 오히려 그 달성시기를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 국제수준의 연구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
-대학에 소요가 있을 때마다 공권력 개입 논의가 이는데.
▲어떤 상황에서도 대학에 공권력이 개입해서는 안되며 부단한 설득과 대화로 대학의 문제는 대학이 물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에 보다 많은 재량권을 주어야 한다.
학생들도 과격 투쟁을 삼가고 대한민국의 국기(국기)를 지켜야 할 것이며, 대학의 상징인 도서관은 무슨 일이 있어도 농성과 시위로부터 지켜서야 할 것이다.
-교수들의 학교행정 참여 활성화를 위한 복안은.
▲교수들의 협의회 결성움직임은 바람직한 일이다. 행정관계자들에게 제동을 걸고 자문을 주며 소외되기 쉬운 복지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서도 당연히 전체교수의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본다.
-제적학생 복교시한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학생신상에 관한 사항은 해당학과 교수가 가장 잘 알 것이기 때문에 충분한 상의를 거치고 빠른 시일 안에 매듭짓겠다.
-흔히 서울대 총장직은 영욕이 엇갈리는 자리라고 하는데.
▲나는 자연과학자로 요즘 학생들이 자주 말하는 이념문제는 모르지만 건전한 상식으로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본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은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밀고 나가는 선비정신이 대학인의 정신이 아니겠는가. <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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