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줄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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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품질은 당신의 일자리다』 미국의 회사들은 요즘 광고에도 이런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미국경제가 안고 있는 고민을 알수 있다.
지금 모든 나라가 갖고 싶어하는 무기가 하나있다면 그것은 무역전쟁을 이겨내는 「국제경쟁력」이다. 바로 상품의 품질을 말한다.
물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89년5백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4백40억달러로 전망하는 추세대로라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우리도 국제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수출은 우리같은 나라에선 「국가의 생명수」이다.
우선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수출의 비중은 38%나 된다. 가령 10%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면 그가운데 3·8%는 수출 덕분이다.
3분의1도 넘는 비중이다.
우리나라 제조업 분야의 종사자는 모두 3백50만명이다. 이가운데 수출 관련업체의 종사자는 1백90만명이다. 55%의 비중이다.
전산업 분야를 망라해 수출관련 취업자는 2백32만명이다. 총 취업인구의 16%를 차지한다.
수출상품을 하나 만들자면 그에따르는 크고 작은 일거리들이 한둘이 아니다. 가령 수출용 컬러TV엔 유리에서 각종 금속, 플래스틱에 이르기까지 수천가지의 부품들이 따른다. 그정도로 생산 유발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총 수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2배이상으로 집계되고 있다. 5백억달러어치의 수출상품을 만들어 내면 여기에서 비롯되는 생산유발 효과는 1천억달러어치나 된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국제수지다. 흑자일 경우 국민경제가 그만큼 윤택해진다. 국부로 축적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1백69개국과 교역을 하고 있다. 지구를 온통 시장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무역은 국제적 신인을 확인하는 외교의 척도도 된다. 거꾸로 얘기하면 우리나라는 이제 외국과 담을 쌓고 살수는 없는 상황 속에 있다.
요즘 우리나라 노사분규는 수출에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
노사문제는 기업과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사는 이제 운신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것을 알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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