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30% 인상할 경우 섬유·신발 가장 타격|기업 추가부담 3조2천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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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 제조업체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을 평균 30% 인상할경우 제조원가는 2.5% 높아져 기업이 추가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당기순익보다도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섬유·신발등 노동집약산업이 힘겨운 부담을 안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5일 한국은행이 매출액 3억원이상 1천8백57개업체를 대상으로한 작년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체제조업체의 제조원가는 63조5천2백8억5천8백만원으로 이중 노무비 (생산직근로자의 기본급과 제수당)가 차지하는 비중은 8.4% (5조3천4백31억5천6백만원) 다.
이를 토대로 근로자의 임금인상에 따른 생산성향상이나 제품가격및 각종비용이 변하지 않는다는것을 전제로 단순히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만을 평균30%인상했을때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전체제조업체의 추가부담액은 1조6천29억4천7백만원이돼 86년도 당기순익 1조5천3백34억6천8백만원보다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임금이 올라가면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기 때문에 실제는 약간 달라질수있고 또 경영합리화를 통해 추가발생되는 비용을 어느정도 흡수할수는 있지만 어쨌든 일거에 임금을 30% 올릴 경우 기업은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최근 노사분규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지난봄에 타결된것 위에다 다시 15∼20%의 인상을 요구하거나 타결되고 있어 결국 30%에 육박하는 셈이다.
한은의 기업경영분석에서 나타난 사항을 전제로 했을때 우리나라 전산업의 생산직근로자 임금 30%인상은 제조원가를 3.5%상승시켜 전산업의 임금추가부담액은 3조2천2백70억2천1백만원이 된다.
기업의 추가부담액이 당기순익보다 훨씬 많아지는업종은 신발업종을 비롯, 섬유·의복및 가죽·종이 및 인쇄출판업·정밀기기·음식료품업·수산·광업등이다.
그러나 제조업중 자동차·전자기기등 자본집약산업과 화학섬유·플래스틱물질및 합성고무·화학비료및 농약·의약품·고무제품·철강·조립금속제품업과 도소매·숙박업·부동산및 산업서비스업·오락및 문화예술서비스업은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생산직근로자임금 30% 인상에 따른 추가부담액이 당기순익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타격이 크다.
당기순익은 이익에 따른 법인세등을 뺀것이므로 추가부담액이 당기순익보다 많다고 해서 곧바로 적자가 되는것은 아니나 이익의 현저한 감소로 기업의 배당및 신규투자가 어려워지게 된다.
한편 경제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노사문제타결과정에서 임금의 어느정도 인상은 불가피하며 그경우 섬유·신발·봉제등 일부 업종은 노임상승에 따른 원가부담가중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없지않다고 지적하고 앞으로 기업은 노동생산성향상, 기술개발등으로 추가부담을 흡수, 경쟁력을 지켜나가는데 힘을 기울여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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