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 오는 17일 이후 복귀 전망"…북한 ICBM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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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하며 일시 귀국시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森本康敬) 부산총영사를 오는 17일 이후에 한국으로 귀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지난 9일 도쿄에 도착한 두 사람의 복귀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이 문제(소녀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볼(공)'은 한국 측에 있다. 일본이 (먼저)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별다른 진전 없이 복귀시킬 경우 자민당 등에서 ‘약요(弱腰·저자세)' 외교라는 비판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 내에는 대사·총영사의 일시 귀국과 한·일 통화스와프 협의 중단 등 보복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도 한국이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은 전날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나가미네 대사 등을 만났다. 소녀상 문제에 대한 한국 상황을 보고받은 뒤 기자들에게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도 포함해 확실하게 검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사의 귀임 시기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외무성 간부는 "총리와 외상, 대사가 다시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12일 필리핀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호주와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잇따라 방문한다. 남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각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가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17일 이후에 추가 회의를 열어 나가미네 대사와 모리모토 총영사의 귀임 시점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북한이다. 외무성 간부는 "종합적 판단에 안보상의 영향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시사한 만큼 이를 명분 삼아 소녀상 문제 해결과 상관 없이 대사 등을 복귀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본은 지난 2012년 8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항의하며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주한 일본대사를 일시 귀국시킨 뒤 12일 만에 돌려보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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