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차시장 '4파전'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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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자동차 시장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쏘나타.SM5 양강체제에 지난해 10월 기아차 로체가 가세한 데 이어 GM대우차도 토스카를 내세워 도전장을 냈다. 중형차는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중형차 시장이 25만6000대(전체 시장의 2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GM대우차는 1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토스카를 발표했다. 토스카는 GM이 대우차를 인수한 뒤 처음 기획한 차량이다. 기존 매그너스보다 연비와 출력을 개선했다는 평을 받았다. 99년 12월 출시된 매그너스는 이탈리아의 전문 디자인업체인 조지아로에서 디자인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대우그룹 쇠퇴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었다.

토스카는 경쟁 모델 가운데 유일한 직렬 6기통 엔진을 달았다. 2000㏄ 엔진은 최대토크 19.5kg.m 로 쏘나타.로체(19.1), SM5(18.8)보다 앞선다. 그동안 매그너스의 약점이었던 낮은 연비(9.5km/ℓ)도 상당히 개선됐다. 토스카는 1ℓ당 10.8km를 주행할 수 있다. GM대우 관계자는 "5단 변속기를 적용해 경쟁 차보다 변속이 훨씬 부드럽고 외관 디자인도 BMW.렉서스와 견주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동차공업협회 구희철 과장은 "토스카의 가세로 소비자들은 모처럼 폭 넓은 선택의 기회를 갖게 됐다"며 "디자인과 실내 정숙성, 신차 평판 등이 소비자 선택의 주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로체와 토스카가 2000㏄ 기본형 기준으로 1600만원대다. 최소 1700만원 이상을 줘야 살 수 있는 쏘나타.SM5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다. 유지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연비는 4개 차종이 비슷하다. 쏘나타와 SM5는 브랜드파워가 앞선다. 쏘나타는 글로벌 디자인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세타엔진'을 달았다. 내수시장의 대표적인 중형차 모델이다.

SM5는 조용하고 안정적인 승차감과 안전성을 강조한다. 또 SM7과 같은 넓은 실내 공간이 특징이다. 특히 쏘나타와 SM5는 택시기사들 사이에서 승차감이 탁월하다는 입소문이 날 정도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GM대우차는 이례적으로 신차발표회에 택시용 LPG 모델을 선보이고 택시 마케팅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로체는 차량을 경량화했고 핸들링 반응이 경쟁 차종보다 나은 편이다. 또 젊은 감각에 맞게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토스카는 중형차 가운데 국내 처음으로 5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도요타그룹의 아이신에서 제작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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