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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미술전 나이지리아의 『수신의 머리장식』|오광수<미술평론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신은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자신의 형상을 빌어 신의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
아프리카 흑인미술은 인간이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신을 형상화하려는 의지의 산물들로 미술이기 이전에 종교의 대상이요, 제의의 도구이자 그들 신화의 언표이기도 하다.
그것을 미술로 바라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서양이나 동양등 문명화된 지역에서의 태도다.
실로 그들에겐 제의와 주술과 또는 놀이의 기구일 뿐이다. 『수신의 머리장식』 역시 제의용 조각물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도 기하학적인 명쾌한 형태의 인간의 모습을 요체화했다. 인간의 모습이 거의 기호화된 양상을 띠고 있다.
세부를 제거하면서 변화의 과정과 동시에 요체화의 형태 해석이야말로 큐비즘에 준 가장 직접적인 방법의 감화일 것이다.
「피카소」는 이들 조각들에 깃들인 온갖 제의와 주술과 놀이적 색채를 제거하고 형태의 환원만을 부각시켰다. <25일까지 호암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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