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지원금 없어 휴지 없다던 구미버스터미널…2015년 5억3000만원 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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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미시청 보조금 지원이 중단돼 화장실 휴지가 없다는 알림글을 내건 경북 구미종합버스터미널. 그런데 이 버스터미널이 2015년 5억3000만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1000만원가량의 구미시 보조금이 없어 휴지를 못 산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구미시는 지난해 경북미래정책개발연구원에 의뢰해 구미 7개 터미널·정류장의 선진화 방안 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그 결과 구미버스터미널이 2015년 시 보조금을 포함해 모두 5억3058만5000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전국 터미널 평균 흑자 2억3700만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흑자 금액이 추정치인 것은 구미버스터미널 측이 재정분석 결과를 제출하지 않아서다. 다른 터미널·정류장은 모두 재정분석 결과를 제출했다. 결국 경북미래정책개발연구원은 버스수송실적이나 이용실적을 따로 분석해 재정분석 결과를 추정했다.

구미버스터미널의 흑자 금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용역 결과 흑자 금액이 매년 1억원 정도씩 늘어 2030년엔 24억1000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이용객 수도 2015년 111만6000명에서 2030년 144만명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미시 인동동에 살고 있는 김모(33)씨는 "매년 벌어들이는 수익의 일부에 불과한 보조금이 안 들어왔다고 화장실 휴지를 못 채워넣었다는 것은 버스 이용객들을 볼모 삼아 이득을 챙기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미버스터미널 측은 경북미래정책개발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구미시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미버스터미널은 최근 터미널 내 공중화장실에 '구미시청 지원금이 없어 휴지가 없음'이라는 알림금을 내걸었다. 이를 본 터미널 이용객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진을 찍어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구미=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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