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기 좋은 시절이 오고 있다…반도체·OLED·무인차 종목 유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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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6년째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로 외면을 받아온 국내 증시가 올해는 투자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남동준(52·사진) 텍톤투자자문 대표는 “주식을 하기 좋은 시절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과 부동산 시장의 상승 여력이 떨어지면서 주식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 질 것이란 전망이다.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작년 액티브 펀드로 20%대 수익률
“애널 리포트 쏟아지는 기업 피하고
주목 받지 않는 변방서 옥석 골라야”

남 대표는 삼성자산운용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으면서 6조7000억원의 자산 운용을 책임졌다. 삼성자산운용에 근무하는 동안 ‘삼성코리아대표그룹펀드’를 대표 펀드로 성장시켰다.

그는 정통 액티브 펀드를 추구하기 위해 2014년 투자자문사를 설립했다. 다른 액티브 펀드들이 고전한 지난해에 2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를 만나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비결과 올 한해 주식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지난 2년간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 바쁘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들이 생각할 겨를이 없다. 수익률 경쟁에서 벗어나면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집중력을 통해 해서는 안 되는 투자를 발라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지난 2~3년 동안 ‘버블’이라고 판단했던 중국 관련주와 제약·바이오 주는 아예 처음부터 담지 않았다. 지난해 액티브 펀드들이 투자에 실패했던 건 거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고평가된 종목을 담았기 때문이다.”
분산하지 않고 집중하면 안전성은 오히려 떨어지지 않나.
“펼쳐진 포트폴리오가 더 위험하다. 분산돼 있으면 분석할 시간이 없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옥석을 골라내야한다. 사업 보고서의 숫자와 재무제표 주석에서부터 투자가 시작돼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주식에 집중해야 하나.
“시장의 주목을 받지 않는 변방의 회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삼성전자 주식은 지난 6년 동안 변방에 소외돼 있다가 지난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주식이다. 소외된 기간 동안 축적된 힘을 주시하고, 이 힘이 발현되기 시작하는 조그만 변화의 순간을 잘 포착해야 한다. 현재 시점에선 정보기술(IT) 업종과 4차 혁명과 관련된 주식에 변화의 흐름이 있고 기회가 있다.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무인자동차 등이다.”
저성장 박스피 시대의 투자법은.
“더 좁게 가져가고, 더 집중해야 한다. 매일 애널리스트의 리포트가 쏟아지고 실적 발표하면 10개 이상의 리포트가 나오는 회사에는 투자하지 마라. 주도적인 산업 내에 독점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회사를 찾아라. 거기에 장기 투자하면 된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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