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예일대 총장 로비 덕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조지 W 부시(사진(左))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해외 유학생을 많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힌 것은 예일대 총장의 '로비' 덕분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보도했다. <본지 1월 7일자 1면 >

리처드 레빈(右) 예일대 총장은 2004년부터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앞장섰다. 그해 5월 부시 대통령이 딸 바버라의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예일대를 방문했을 때 레빈 총장은 그를 만나 "9.11 테러 이후 (외국 유학생에게) 엄격한 비자 문제를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문 교수의 비자 절차를 완화하고, 외국인 학생의 미국 대학 입학 기회를 확대해 달라는 구체적 건의사항도 밝혔다.

이런 대화는 부시 대통령 자신이 예일대 68학번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당시 레빈 총장은 부시에게 "2004년도에 외국인 유학생 입학 신청자가 전년에 비해 28%나 감소했다"고 호소했다.

면담 이틀 뒤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이었던 톰 리지가 레빈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리지 장관은 "대통령이 유학생 비자 문제에 관심이 많더라. 어떻게 도와줬으면 좋겠느냐"며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스탠퍼드대와 프린스턴대 총장도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비자 정책의 개선을 촉구했다.

레빈 총장은 마침내 5일 희소식을 들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하버드.프린스턴.예일 등 120여 대학의 총장이 참석한 한 회의에서 "우리는 전세계 젊은이들이 미국 대학에 오기를 원한다. 그것은 미국의 이익과 합치한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는 테러를 막고 테러 국가에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 학생과 학자들은 간략한 통보만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유학생에 대한 신원조회 절차도 과거에는 몇 달씩 걸렸으나 요즘엔 대부분 2주 정도에 끝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