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물 달러 리보금리 8년 만에 최고치…1% 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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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거래의 기준금리로 쓰이는 리보(은행 간 단기자금 금리)가 4일(현지시간) 8년 만에 1%를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3개월물 달러 리보는 1.00511%를 기록해 2009년 5월1일(1.0068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달러 리보는 전세계 150조 달러 규모의 금융상품에 기준점으로 쓰이는 지표다.

경제·금융 전문사이트인 마켓워치는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아졌다”라며 “여기에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이 더해져 리보를 1% 위로 끌어올렸다”라고 전했다. 리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체로 0.5% 아래에서 낮게 움직이다가 2015년 12월 Fed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외 뱅크론 펀드 투자자는 리보의 상승을 반기는 분위기다. 뱅크론 펀드는 3개월 만기 리보에 연동되는 변동 금리부 채권이다. 자산운용사 뉴플릿애셋매니지먼트의 프랭크 오시노 펀드매니저는 “이 순간이 오기를 고대해왔다“라며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뱅크론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뱅크론 자산의 약 90%는 리보금리 0.75~1.25%를 웃돌 때 추가 수익을 낸다”라고 설명했다.

리보는 금융상품의 기준점뿐만 아니라 은행 간 단기자금 금리로 쓰이기 때문에 한국 은행권과 무역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리보금리가 오르면 은행 환가료 인상을 불러 무역업체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가료는 매입은행이 수출업자에게 매입대금을 지급한 이후 발행은행으로부터 이를 보상받는 데 평균적으로 9~12일이 걸린다고 보고 산정하는 수수료다.

리보금리가 오르면 외국환은행은 은행 측의 자금 부담에 대한 보상으로 외환거래 수수료를 높이기 때문에 업체의 무역거래비용 늘어날 수 있다. 예수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리보금리는 대출 금리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은행의 자본조달 비용 증가라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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