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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예비 고1 겨울방학 ‘역전의 기회’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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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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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벤처 CEO는 특목고를 희망하다 떨어진 뒤 일반고에 갔는데 일반고라 무시하며 겨울방학을 그냥 보내다 ‘수포자’가 된 얘기를 했다. 반면 저명한 한 교수는 중학교 때 보통 성적이었지만 방학 때 스톱워치까지 켜 가며 노력한 결과 역전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와 중학교 공부의 차이는 수능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시험 때 바짝 하는 공부가 아니라 국영수 기본기를 다지기 위해 매일 꾸준히 학습량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 고등학교에 입학해 처음 보는 모의고사에 다들 ‘멘붕’을 경험하곤 한다. 지문 길이가 장난이 아니고 문제 수준이 단순 암기보다는 심층 사고를 요한다. 겨울방학은 사실상 봄방학까지 합쳐 두 달이다. 지나친 교과 선행학습보다는 체력 단련과 여행, 독서 등을 겸한 장기전 계획을 세운 뒤 공부 습관과 기초 학습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위권은 시험 기간 아닌데도 하루 5시간 공부한다”

[그래픽=양리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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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서울 진선여고에서 열린 이투스의 ‘예비 고1 학습전략 설명회’. 아직 중3인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부 시간 그래프를 유심히 보고 있다. 비상위권이 내신 시험 기간에만 반짝 공부하는 전형적인 M자 패턴을 그린 데 반해 상위권은 큰 굴곡 없이 하루 평균 5시간의 학습량을 나타낸다. 중학교는 내신 공부만으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지만 고등학교는 수능 공부도 해야 한다. 수능은 근래 EBS 교재 직접연계는 몇 문제 안 되고 대부분 변형한 간접연계다. 개념 정립이 안 돼 있으면 성적 향상을 꾀하기 어렵다.

사람의 몸과 마음이 무엇인가 적응하려면 보통 100일,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1만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2~3개월 공부했다고 당장 실력이 오르지 않지만 일단 가속도가 붙으면 계단식으로 급상승하는 경험을 한다. ‘아하’ 하며 무릎을 치는 순간이 온다. 쾰러의 ‘아하 현상(a-ha phenomenon)’이다.

과목별 학습 밸런스
방학 초기 계획에는 전체 과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들은 특정 영역에 치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강제력이 없으면 혼자 실천하기 힘들어서다. 흔히 과목들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국어를 잘하면 다른 과목의 이해도도 높아진다. ‘국어적으로’ 문제를 이해하지 못해 틀리는 경우가 많다. 사회, 과학을 잘하면 국어 비문학 지문 이해에도 도움이 된다. 4개 영역을 골고루 해야 논술, 면접 등에도 힘을 발휘한다. 수시로 대학 간다면서 2~3개 영역만 파는 학생들이 많은데 위험하다. 상위 15개 대학은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며, 중하위권도 특정 영역에서 실수로 1~2문제 더 틀려 망할 수 있으므로 4개 영역을 다 해 놔야 한다.

[그래픽=양리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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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지 않는 과목은 성적이 유지되는 게 아니라 떨어진다. 다른 친구들이 열심히 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질 뿐만 아니라 본인 내부에서도 감이 떨어진다. 공부한 것을 수능 당일까지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 주기적으로 반복해야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 영역으로 보관할 수 있다. 에빙하우스 망각곡선을 보면 10분 후부터 망각이 시작된다. 10분 후, 1일 후, 1주 후, 한 달 후 기억이 사라질 때마다 되살려 줘야 6개월 이상 기억하게 된다.

영역별 학습 전략

[자료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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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2017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구분이 없어져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투스 권규호 강사는 “국어를 감으로 풀지 말라”며 “근거가 지문 안에 존재하고 선택지들은 그 근거를 바탕으로 출제된다”고 강조했다. 문학 작품의 해석이나 문법 개념을 암기하는 데 그친다면 다양한 관점의 작품 분석을 요구하거나 문법 개념을 응용한 문제가 나오면 풀지 못한다. 외워야 하는 문법 개념은 교과서에서 494개 가르치지만 수능에 나오는 건 203개(51%)다. 국어 공부의 초점은 자료·지문 분석력, 문학 작품 해석력 등을 함양하는 데 둬야 한다.

서울 동북고 권영부 교사(통합논술 교육)도 “요즘 수능 국어에 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읽기 능력 부족”이라면서 “읽기 능력 즉 리터리시(literacy) 역량은 국어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와도 관련 있고 심지어 수학 문제를 풀 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에 가면 중학교보다 2~3배 높은 읽기 능력을 요한다. 책, 신문 등을 읽고 요약하는 스킬을 연습해야 한다. 특히 교과서를 방학 때 미리 읽어 보라고 권 교사는 권했다.

그는 “교육의 패러다임이 입력주의에서 출력주의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교사가 입력해 주면 그 재생 능력을 시험으로 측정했는데 지금은 교사가 최소한의 입력만 해 주면 학생이 창의적으로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고교 수행평가, 과제 평가가 엄청 많은데 과제 해결 능력이 없으면 수업이 버거울 정도다. 방학 때 가정에서 부모가 과제를 내 주면 자녀가 신문이든 인터넷 검색이든 찾아서 함께 토론해 보는 것도 좋다.

<수학>
1학년 때 진도를 모두 선행하겠다는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겉핥기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투스 신승범 강사는 “겨울방학에는 수학 Ι 3단원에 나오는 ‘직선의 방정식’까지만 해 두라”고 조언했다. 1학기 때 배우는 수학 Ι은 직접적으로 수능 출제 범위가 아니지만 2학년 때 배울 미적분의 기본이 되는 과목이다. 수학 Ⅱ는 인문계열만 출제 범위이고 자연계열은 아니지만 역시 2학년 때 배울 미적분의 기본이 된다. 따라서 두 과목 다 개념을 정확히 익혀 수능 고난도 문제까지 대비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야 한다. 9월 말까지 끝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영어>
이투스 서현아 강사는 “겨울방학 때 덜컥 수능문제집을 샀다가 그냥 내팽개치고 만다"면서 성적대별 현실적 처방을 내놨다. 하위권 학생은 온전히 어휘 공부에 쏟아야 한다. 배정받은 고등학교의 영어 교과서가 파악되자마자 지문(최소 1~3단원이라도)에 나오는 어휘를 공부해 둔다면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헤매지 않을 것이다. 중위권이라면 ‘양적 독해’를 권한다. 시중의 일반 독해집(수능 입문, 기초 등이 붙은 것. 모의고사모음집, EBS수능 연계교재 제외) 2~3권을 풀도록 한다. 서 강사는 “독해집 2~3권이라니 놀라겠지만 독해집 한 권의 지문이 50여 개 내외다. 중간고사 한 시간에 30여 문제 풀지 않나”라며 독려했다. 상위권은 선행 욕심으로 EBS수능 연계교재나 고3 문제집을 들춰 보고 싶을 텐데 그보다는 과년도 학력평가 문제를 풀어보라고 권한다. 학력평가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이때 듣기평가를 포함한 45문항을 70분 내 풀자. 제한시간 내 푸는 연습을 하면서 자신의 문제점이 듣기인지, 시간 부족인지 판단할 수 있다.

내신 성적의 영향력

[사진=양리혜 기자]

[사진=양리혜 기자]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절대적일 뿐 아니라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원자들의 비교과 활동이 점차 상향평준화됨에 따라 교과 내신의 등급이 더 위력을 갖는다. 학생부 중심의 수시 전형이 확대되고 있어 2018학년도 전체 모집인원의 63.9%에 이를 전망이다. 정시에서도 일부 주요 대학은 내신을 본다. 건국대, 경기대, 연세대, 한양대 등(2018학년도 대입 기준)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일반고의 내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 봤다. 2017학년도 고입에서 특목고, 자사고 등의 지원자가 감소했는데 그만큼 중학교 성적 우수자들이 이들 전기고보다 일반고로 많이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시 확대로 내신 성적 얻기에 유리한 일반고를 택했다는 것이다.

2021학년도 대입 변화
2017년 3월 고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2020학년도 수능을 본다. 이들이 재수할 경우 2021학년도 대입 제도의 급변을 감수해야 한다. 2018년에 고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배운다. 이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도 마찬가지다. 문과도 과학을 해야 하고 이과도 사회를 해야 하는 체제다. 수학도 교육과정이 변해 출제 유형이 달라질 것이다. 재수해서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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