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이 깨운 새해 아침 경차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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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새해 ‘경차 전쟁’에 불을 붙였다. 신무기는 ‘모닝’이다.

기아차 풀체인지 3세대 모델 공개
가격 안 올리고 에어백 7개 장착
스파크에 내준 1위 자리 탈환 노려

기아차는 4일 경기도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올 뉴 모닝(사진)’을 공개했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해 선보인 3세대 신차다. 신형 경차 플랫폼(뼈대)에 각종 안전·편의사양을 적용하면서 가격은 기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17일 출시 예정이다. 정락 기아차 부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모닝은 경차의 한계를 넘어선 신차”라고 소개했다.

모닝은 덩치 면에서 경차 최대 수준이다. 경차 인증을 받으려면 배기량 1000㏄ 미만에 길이 3.6m, 폭 1.6m, 높이 2m 이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신형 모닝은 배기량이 1000㏄ 미만이고 높이 3.59m, 폭 1.59m, 높이 1.48m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가 기존 대비 15㎜ 늘어난 2.4m다. 뒷좌석을 앞으로 완전히 접을 수 있도록 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심장’도 바꿔달았다. 자체 개발한 신형 1.0L 가솔린 ‘카파 에코 프라임’ 엔진을 얹었다. 4단·6단·8단 자동변속기를 주로 쓰는 현대기아차 최초로 5단 자동 듀얼클러치변속기(DCT)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비는 기존보다 개선한 L당 15.4㎞다. 한국GM 스파크와 같다.

안전성은 높였다.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을 기존 22%에서 44%로 늘렸다. 경차 중 유일하게 운전석 무릎 에어백까지 탑재해 에어백 7개를 장착했다. 충돌시 안전벨트를 자동으로 당겨주는 기능도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편의사양도 고급화했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T맵’을 기본 적용했다. 아이폰과 차량 시스템을 연동할 수 있는 ‘애플 카플레이’도 탑재했다. 가격은 1075만~1420만원. 기존 모닝이 915만~1480만원, 스파크가 992만~1562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특히 주력 판매 모델이 1315만~1335만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내수 시장 부진을 겪는 현대기아차로선 올해 아반떼·쏘나타·그랜저나 기아차 K시리즈 같은 볼륨 모델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경차 판매로 시장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최대 경쟁자는 2015년 7월 출시한 스파크다. 모닝은 2007년 이후 9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스파크에게 ‘경차 1위’ 자리를 뺏겼다. 스파크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경차로 인기를 끌고 있다.

화성=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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